투명 휴대폰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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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을 훤히 볼 수 있는 투명 노트북이나 휴대전화·USB 메모리가 가능할까. 이런 제품을 가능하게 만들 투명 메모리 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 전자전산학부의 임굉수·박재우 교수, 박사 과정의 서중원 연구원은 금속산화물을 활용한 투명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소자의 이름은, 저항이 변하는 현상을 응용한다고 해서 ‘투명 저항변화 메모리(TRRAM·사진)’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응용물리학회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12월호에 게재됐다. 미 물리학회는 이를 ‘주목되는 신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투명 메모리 소자는 일반 USB 형태의 플래시 메모리처럼 전원이 없어도 저장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다. 외양은 유리나 맑은 플라스틱처럼 투명하다. 산화물 박막과 투명한 전극으로만 구성됐기 때문이다. 실리콘으로 만드는 기존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플래시 메모리보다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수명이 10년으로 더 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술적으로도 이미 상용화가 진행되는 저항 변화 메모리 기술을 응용해 상용화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기존 저항 변화 메모리의 경우 전극이 금속이라 투명하지 않다. 이 제품은 금속 부분을 투명한 산화물로 대체한 것이다. 저항 변화 메모리는 금속의 저항이 높고 낮음을 디지털 정보인 0과 1을 저장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나올 투명 디스플레이·전자기기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의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차세대 제품으로 투명 휴대전화기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는 수년 전 미국 공상과학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임굉수 교수는 “이번에는 투명 저항 변화 메모리의 기본 소자를 만든 것이고, 이를 상용화하려면 소자를 소형·집적화하고 그 제조 공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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