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鐵女 포드코파예바 세계육상선수권 최고령우승 기록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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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나에게 나이를 묻지 마세요.”

러시아의'철녀'예카테리나 포드코파예바(사진)가 육상 무대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올해 만44세.

웬만하면 할머니도 되었을 나이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당당히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포드코파예바는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1천5백에서 딸과 같은 나이의 젊은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이번 대회에 최고령으로 출전,세계선수권 사상 최고령 우승 기록도 함께 세웠다.

그녀의 우승가도에 유일하게 위협을 가했던 상대는'불운의 스타'미국의 매리 슬래니(38)로 이번 대회 두번째 고령자.그러나'흘러간 노래'와 같은 두 선수는 이 대회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특히 포드코파예바는 이 경기에서 40대 중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관중들을 열광케했다.그녀는 1백50지점부터 선두에 나선 슬래니를 뒤쫓다 결승점 마지막 두걸음 앞에서 역전에 성공했다.4분5초1

9로 슬래니에게 0초03 앞섰다.

포드코파예바는 이 대회 우승으로 94년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41세 우승기록을 3년 더 늦췄다.남자 최고령 우승은 1백에서 우승한 린퍼드 크리스티의 36세.

포드코파예바는 이미 22년전인 75년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로 옛소련의 육상 중거리 대표선수로 발탁됐다.

그러나 80년대 초반 매리 슬래니(당시 성은 데커)와 남아공의 졸라 버드등 신예들의 위세에 눌려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일선에서 사라졌다.

결혼과 육아등의 이유로 현역에서 물러났던 그녀가 다시 빛을 발한 것은 94년 세계선수권.당시 우승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슬래니와의 대결은 83년 이후 처음으로 14년만에 빚을 갚은 셈이다.포드코파예바는“나는 아직 너무 건강

하다”며“50세까지라도 현역에 머무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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