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면접 형태에서 벗어나 기업 특성을 감안한 맞춤 면접을 채택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샘표식품 은 요리 면접을 9년째 실시해 오고 있다. ‘요리를 알아야 주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11일 서울 중구 필동 샘표식품 본사 주방에서 지원자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앞에 두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조뮨규 기자
KTF의 면접도 눈길을 끈다. KTF는 지난달 13일 진행된 올해 신입사원 면접 전형에 ‘레고 게임’을 포함시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면접은 8명의 응시자가 한 조를 이뤄 상상 속 휴대전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래형 휴대전화부터 조선시대에서 사용했을 것 같은 휴대전화 등 조별로 다른 주제가 주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들이 만든 휴대전화에 맞는 요금제까지 구상해 발표해야 한다. 회사측은 정형화된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다수의 구직자가 면접 기술만을 습득한다는 사실에, 이같은 이색면접을 생각해냈다. 또 이같은 레고 면접이 창의적인 인재를 선별해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8명이 팀을 이뤄 진행화는 과제인 만큼 협업을 통한 응시자들의 신뢰성을 채점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응시자들도 신선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의 업무밀착형 면접도 이색 면접에서 빠질 수 없다. SPC그룹은 지난달 20일 진행한 면접에서 서류 전형을 통과한 모든 응시자들에게 향·맛·농도를 가려내는 '관능 테스트'를 실시했다. 응시자는 컵 4개에 담긴 소금물을 마셔 보고 농도가 진한 순서대로 배열하면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회사측은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식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높고, 자연스럽게 좋은 성과를 달성하는 기초가 되는 만큼 관능평가는 필수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면접의 컨셉을 파티로 잡아 응시자들의 적성과 순발력을 평가하거나 지원자들과 함께 등산을 하며 체력과 인성을 채점하기도 한다. 회사에 맞는 인재를 뽑기 위한 기업들의 면접은 진화중이다.
뉴스방송팀 송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