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삼성화재 배구슈퍼리그 우승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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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97한국배구 슈퍼리그가 시작되기전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써비스와 삼성화재가 결승에서 맞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리고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우승까지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센터진의 우세,그리고 임도헌.하종화.후인정등 현대차써비스의 다양한 공격은 김세진.신진식 쌍포에 의존하는 삼성화재보다 전력상 앞섰기 때문.

또 이미 우승을 다섯차례나 차지하는등 큰 경기에 강한 현대차써비스가 결승시리즈에서 실업 1,2년생으로만 구성된 삼성화재를 압도할 수 있으리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예상을 뒤엎고 현대차써비스를 완파,우승했다.

그 첫째 이유는 한마디로'겁없는 영파워'의 반란으로 해석할 수 있다.

2개월반의 장기 레이스를 끝내고 마주친 결승에서 삼성화재의 젊은 선수들은 조금도 지친 기색 없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친 반면 현대차써비스는 신인 후인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장선수들이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특히 결승에서 믿었던 임도헌과 하종화의 부진은 현대차써비스가 장점인 다양한 공격을 못하고 단순한 오픈공격에 의존하다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둘째 이유는 자신감과 부담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삼성화재 신치용감독은 김세진.신진식.김상우.방지섭등 스타의식을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너희들은 스타다.많은 관중 앞에서 너희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라”고 주문했다.그 주문은 그대로

들어맞아 삼성화재의 젊은 선수들은 오빠부대를 포함한 대관중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신나게'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반면 현대차써비스의 노장선수들은 '지면 망신'이란 부담감이 작용했다.

삼성화재의 우승에는 역시 김세진과 신진식이라는 걸출한 쌍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팀 공격의 거의 전부를 담당하는 두 선수는 상대 블로커들의 집중견제를 뚫고 자기 몫을 해냈다.

또한'지장'신치용감독의 치밀한 작전 역시 첫출전 첫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할 수 있었다.

신감독은 세터가 좋은 팀,즉 고려증권이나 현대차써비스와 경기할 때는 반드시“아웃되더라도 좋으니 무조건 길고 강한 서브를 구사할 것”을 주문했다.

올시즌에는 예전보다 1백밀리바의 기압이 빠진 공을 사용했기 때문에 긴 서브를 받아올린 리시브가 세터까지 바로 도달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빠른 공격보다는 단순한 오픈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고 쉬운 블로킹을 바탕으로 반격을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준결승 상대 고려증권의 진준택감독이나 결승에서 맞붙은 현대차써비스의 강만수감독 모두 패인을'리시브 불안'으로 지적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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