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비판 광고낸 가우디 배삼준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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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소기업인 ㈜가우디의 배삼준(裵三俊.47.사진)사장은 현실을 비판하는 광고를 게재한 후 1백여통이 넘는 전화와 팩스를 받았다.裵사장의 광고는“사회의 책임자들이 서로 헐뜯고 오리발만 내밀며 시민들은 구경하고 즐기기에 여념이 없고 이를 바로잡을 진정한 영웅도 없다”면서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

광고가 나간 날은 마침 재이손 이영수(李永守)사장이 불법증축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지난 1일이었다.사업차 중국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裵사장을 4일 만났다.

裵사장은“광고가 나간 뒤'왜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는 전화를 몇 통 받았다”면서“그러나 옳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많은 시민들이 李사장이 동두천시의 조사를 받는 것을 정당한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당국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그는“광고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서 같은 문제점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그러나 아직도 고쳐야 할 부분을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이손 李사장과 가우디 裵사장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며 올곧은 말을 한 두 사람에 대한 부당한 일을 막아야 한다는 전화와 팩스는 이날도 잇따랐다.그는 광고가 나간 후 불과 4일만에 1백여통의 전화와 팩스를 받았다.

한 회사원은 익명의 팩스를 보내“재이손에 가해지는 권력의 횡포는 자성할 줄 모르는 공무원들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흥분하며“반성하지 못할 망정 탄압으로 일관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裵사장은'우리 모두 달라져야 합니다'라는 자신의 광고시리즈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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