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 삼성화재, 대한항공 날개 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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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삼성화재는 10일 대전 충무체육관 열린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매섭게 몰아붙인 끝에 3-0으로 승리했다.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다.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안젤코(右)가 대한항공 블로킹 벽 위에서 강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안젤코는 이날 양팀 최고인 19점을 올렸다. [대전=뉴시스]


1라운드에서 “세대교체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외국인 안젤코에만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한계가 있다” 등의 비아냥을 들었던 삼성화재는 이날 배구판을 호령했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경기 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큰 고비를 하나 넘겼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반면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서브·공격·수비 면에서 모두 졌다. 삼성화재는 역시 방심하면 안 되는 저력의 팀”이라고 완패를 시인했다.

데라크루즈

◆레프트진의 분발=삼성화재가 1라운드에서 ‘종이호랑이’ 신세를 면치 못한 데는 석진욱·손재홍 등 레프트 공격수의 부진 탓도 컸다. 공격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레프트진의 분발이 요구됐다. 1-3으로 패한 지난 3일 1라운드 맞대결에서 안젤코가 33득점으로 제몫을 한 반면 석진욱·손재홍은 4세트 동안 8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공격이 위축되니 서브 리시브까지 흔들렸다.

그러나 이날 삼성화재의 ‘왼쪽 날개’들은 화려하게 솟구쳐 올랐다. 석진욱은 1세트에서 무려 80%의 공격성공률을 자랑하며 5점을 기록했다. 2세트에는 7년차 이형두가 날았다.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6점이나 기록했다. 2세트만 따지면 안젤코(4득점)보다 많았다.

신 감독은 “베테랑 손재홍 대신 젊은 이형두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오늘도 못 하면 남은 경기에서 완전히 뺄 것’이라고 겁을 줬는데 1세트에서 기막힌 수비를 2개 성공시키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범실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접전을 벌이던 3세트 24-23에서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석진욱이었다. 석진욱(9득점)과 이형두(7득점)가 나선 삼성화재의 레프트진은 이날 16점을 합작했다.

◆안젤코도 있다=그래도 중요한 순간에는 안젤코가 나섰다. 토스가 불안정해도 위치에 관계 없이 강타를 때려댔다. 양팀 최고인 19득점을 올렸다. 공격점유율과 성공률이 각각 46.67%, 51.43%나 됐다. “안젤코의 공격성공률이 50% 정도가 되면 승산이 있다”는 신 감독의 말대로였다.

◆대한항공 대전 징크스=대한항공 선수들은 내심 이날 경기를 별렀다. 프로 출범 뒤 대전 원정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 1라운드 기세로 본다면 대한항공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범실 남발(25개)로 자멸하면서 ‘대전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연고지제로 전환한 2005~2006시즌부터 이날까지 대전경기 11연패(무승)에 빠졌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데라크루즈가 34점을 올린 GS칼텍스가 KT&G에 3대 1로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3개의 서브 득점, 후위공격과 블로킹으로도 각각 4득점을 올려 개인 두 번째(시즌 3호) ‘트리플 크라운(서브·후위공격·블로킹 3개 이상)’을 기록했다.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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