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월드컵에선 한국,태국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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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축구가 난적 태국을 어렵게나마 꺾을 수 있었던 것은 차범근감독의'첩보력'.차감독은 한국과 맞설 때마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무승부+α'작전으로 일관했던 태국이 이번엔 한국을 얕잡아보고 승리를 위한 공격축구를 구사하리

란 정보를 입수,수비라인을 강화하면서도 득점포에 불붙은 서정원을 왼쪽 날개에서 투톱으로 전진배치시키는등 맞불작전을 펼친 것이 적중한 셈.오랜만에 공격 일선에 선 서정원은 골은 넣지 못했으나 태국 문전을 쉴새없이 파고들며 여러번 결정

적 찬스를 만들어내는등 차감독의 기대에 부응.

예상 밑도는 25,000명 관전

…방콕 국립스타디움에는 이날 6만 관중이 운집하리라던 현지 언론의 예상과 달리 수용인원(약3만명)보다 적은 2만5천명이 관전.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스탠드에 자리잡은 이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함성을 지르

며 기세를 높여 식전행사는 물론 주심의 킥오프 휘슬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

크라머와 독일어로 인사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로 이름을 날렸던 차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태국팀 기술고문으로 있는 독일의 원로 축구인 크라머를 만나 유창한 독일어로 인사를 나누며 선전을 다짐.크라머는“태국이 아무래도 수비가 약하다”고 언급,승

리를 호언해온 태국 벤치.언론과 달리 한국을 한수 위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1대1 면담통해 정신무장

…차감독은 1일 오후 스타팅멤버를 최종 확정한 뒤 숙소에서 선수들을 하나하나 따로 불러 티타임을 갖고 주임무를 일러주고 정신자세를 다시한번 가다듬도록 당부.특히 최영일.이상헌등 수비수들에게는 나티퐁등 태국 공격수들의 플레이스타일을

세세히 설명해주며'격퇴요령'을 주지시켰다.

차감독은 또 이번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들도 차례로 불러 베스트11 선정 배경을 설명하는등 섭섭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배려.그 덕분인지 황선홍은 서정원과 한참동안 어깨동무를 하고 귀엣말을 나누는등 과거처럼 스타팅멤버와 후보들의 어

색한 장면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아 주변에선'차범근식 관리'가 효험을 보고 있다고 호평.

교민.관광객 500여명 응원

…태국주재 한국대사관.한인회등의 안내에 따라 스타디움 본부석 맞은편에 자리잡은 교민.관광객 5백여명은 태국 관중들의 위압적 분위기 속에서도 징.꽹과리를 치고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한국 파이팅”을 외치는등 열띤 응원.이에앞서 대사관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주변 태국인들과 다투지 말것등 몇가지 행동요령을 주지시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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