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 중용설에 민정계 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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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개각과 당직개편을 앞두고'찬밥신세'던 신한국당 민정계가 들떠있다.

이한동(李漢東)고문의 당대표설이 유력한 가운데 총장직을 제외한 총무.정책위의장등 당 요직에 민정계출신의 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개각에서도 당내 민정계가 일부 발탁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는 중이다.

경제부총리로 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김영구(金榮龜)의원도 각료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원내총무로는 박희태(朴熺太).장영철(張永喆).강재섭(姜在涉).양정규(梁正圭)의원등이 거명된다.정책위의장에도 김중위(

金重緯).최병렬(崔秉烈)의원등 민정계출신 의원들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목전에 닥친 당정개편 때문인지 민정계의원들은 청와대를 포함한 민주계에 대한 비판을 일절 삼간채 몸을 사리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김윤환(金潤煥)고문이 주도하는 21세기정책연구원의 움직임이 주목할 만하다.이 연구원에는 양정규.김중위.박희태.강재섭.이해구(李海龜).서정화(徐廷華)의원등 민정계출신 의원 32명이 포진,구여권의 풍향계 구실을 하고 있다.연구원

장인 서상목(徐相穆)의원의 최근 교체도 예사로운게 아니다.徐원장이 대선가도에 나선 이회창(李會昌)고문을 돕자 소속의원들이 최근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한 의원은 “그간 연구원의 결속이 유지됐던 것은 김윤환이사장이

영남권배제론으로 대선도전을 사실상 포기했기 때문”이라며“徐원장이 유임하는 한 이회창고문 지지관계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교체배경을 설명했다.

대선주자중 3명이 金고문에게 직접 이회창고문과의 관계를 물어오면서 입장이 딱해진데다 당정개편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徐원장을 교체하고 시국현안 토의를 벌이려던 모임은 전격취소됐다.김윤환고문이“이런 때일수록 말이 나기 쉬운 모임은 자제해야 한다”며“당신들은 커리어(프로 정치인)아니냐”고 자숙을 당부했기 때문이라

는 것.그래서 徐원장은 별도의 공식절차없이 조용히 교체됐다.

이런만큼 민정계가'경시된' 당정개편 결과가 나오면 격한 반발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한 민정계 중진의원은 “만일 당대표로 민주계등 의외 인사가 기용되면 이젠 보따리를 싸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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