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서가]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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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외환위기 이후 몰아쳤던 벤처 열풍은 한풀 꺾였다. 그래도 수많은 재능있는 젊은이가 벤처기업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은 미래산업 창업자인 정문술(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씨가 이런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다.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18년간 근무하다 미래산업을 창업한 그는 수많은 좌절을 맛봤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진 남다른 경영철학 때문이다.

그 첫째는 믿음이다. 분당에 미래연구소를 세운 뒤 연구원들의 경비와 관련된 일화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그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공금을 낭비하는 연구원과 돈을 아끼려는 재무이사가 갈등을 빚자 재무이사를 해고한 것이다. 자신도 낭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한번 믿은 연구원들을 끝까지 믿은 것이 오늘의 미래산업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몇번의 시도 끝에 자신의 정원수를 훔쳐간 도둑의 일화에서는 벤처 정신을 일깨운다. 도둑의 행위는 나쁘지만 끈기와 모험정신은 한국 벤처에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자가 어느날 갑자기 은퇴한 뒤 보여준 행동은 기업인의 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그가 은퇴한 뒤 회사와 관련된 보고를 일절 받지 않고 경영에 간여하지 않은 것은 보통사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다.

"오동나무는 세번 잘라 줘야 한다. 기를 죽여야 크게 잘 자란다." 자신의 능력만 믿고 무모하리만큼 앞만 보고 달리던 예비 벤처기업인에게 정의장은 이런 충고를 던진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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