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협의형.청와대는 독립형-대통령 국정운영 스타일 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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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은 집무실의 공간과 구조와도 많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미국 백악관의 웨스트 윙(서쪽 별관)1층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은 보좌관및 비서관 사무실들로 완전'포위'되어 있다.집무실 구조 자체가 협의형.의견수렴형이다.

대통령은 수시로 보좌관의 방에 불쑥 들어가 이런저런 국가 현안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과 협의를 즐긴다.보좌관들 역시 대통령 집무실에 자유롭게 드나든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토론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경제대책 마련 때는 2백여명의 경제학자들을 초청,난상토론을 벌였고 국가적 큰 현안논의 때는 주말에 주요 각료와 각계 전문가들을 노타이차림으로 캠프 데이비드로 초대,아이디어를 짜낸다.

그는 지난 15일 아메리칸 에어라인(AA)항공사가 조종사파업에 직면하자 스스로 기자회견에 나가 노사 양쪽에 자제를 호소하고'60일간 긴급중지'명령을 내렸다.

한국의 청와대는 구조가 분리형.독립형이다.대통령 집무실은 본관에 있고 비서실장.수석.비서관들이 모여 있는 비서실 2개동은 차로 1분정도 걸린다.보고하려면 수석들이 차로 이동해야 하고 대통령이 인터폰으로 찾아도 수석들이 자리에 없는

경우가 적잖다.

본관 집무실은 부속실.접견실.의전비서실.회의실등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정책협의와는 큰 관계가 없는 공간들이다.

박정희(朴正熙)대통령때는 현정권이 철거한 구청와대 본관에 집무실(1층)과 비서실장실(2층)이 나란히 있었다.

5공때부터 비서실장은 비서실 건물로 밀려나 앉았다.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사이의 물리적 거리부터 좁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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