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순시선, 우리 어선에 최루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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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순시선에서 날아든 사과탄에 부상한 최복돌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이 한국과 일본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부근에서 조업 중인 국내 통발어선에 수십발의 최루탄을 발사해 선장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7시15분쯤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남방 17.5마일 해상에서 장어잡이를 하던 통영선적 78t급 339 풍운호 선장 최복돌(44)씨가 일본 순시선에서 날아든 최루탄에 이마가 찢어지고 눈동자를 크게 다치는 등 중상을 입고 부산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선장 崔씨는 "EEZ 부근에서 조업하던 중 일본 순시선이 갑자기 나타나 일본어 방송을 한 뒤 사과탄 40여개를 던진 뒤 최루탄을 쏘아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조타실 유리가 깨지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자 다른 선원들은 선실로 급히 대피했다는 것이다. 당시 배에는 선장 崔씨를 비롯, 10명이 타고 있었다.

崔씨는 "우리 측과 일본 측 EEZ 경계선상에서 조업하던 중 일본 순시선이 다가와 정선 명령을 내렸으나 사소한 위반 행위라 이에 불응하자 순시선에서 최루탄이 날아들었다"고 말했다.

갑판장 백영모(39)씨는 "일본 순시선이 접근해 밧줄을 우리 어선에 던지며 나포하려 해 이를 끊고 달아나자 사과탄(최루탄의 일종)을 쏘며 쫓아왔다"고 주장했다.

풍운호와 선단을 이뤄 출어했던 한일호가 통영무선국에 타전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풍운호는 한.일 공동수역과 일본 EEZ의 경계선상인 북위 34.14도, 동경 128.45도 부근에서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측은 "풍운호가 EEZ를 침범해 경고방송을 했으나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해 사과탄을 투척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해경은 밝혔다. 통영해경은 항법 기록장치 분석과 선원 조사 등을 통해 우리 어선이 일본 EEZ를 침범했는지를 우선 가릴 계획이다.

한편 남해안 통발업계는 "정확한 진상은 곧 밝혀지겠지만 어선에 사과탄을 사용했다면 과잉 대응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일본 측에 대한 강력한 항의 등 대응조치를 정부에 촉구했다. 통영 근해 통발수협 관계자는 "조업구역 침범일 경우 어선을 밀어내는 것이 관례인데 최루탄을 사용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영=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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