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직전 13m짜리 버저비터 3점 슛으로 승리를 완성한 김현중이 환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모비스-LG전. 경기 종료 3.3초 전 LG는 이현민의 골밑 돌파에 이어진 레이업슛으로 87-85로 앞섰다. 강을준 LG 감독은 5연승을 확신한 듯 기뻐한 반면,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얼굴은 굳어졌다. 승부는 굳어진 듯했지만 김현중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현중은 총알처럼 공을 치고 달렸다. 하프라인을 넘자마자 껑충 뛰어올랐고 종료 0.6초 전 힘껏 공을 던졌다. 13m나 되는 초장거리 슛이었다. 큰 포물선을 그린 공이 림에 접근하자 관중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공은 거짓말처럼 골망을 갈랐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 지난 주말(11월 30일) 삼성전에서 오다티 블랭슨이 쏘아올린 버저비터 3점슛 상황과 같았다. 5일 만에 다시 버저비터 승리를 거둔 모비스다.
모비스는 이 한 방으로 4연승 중이던 LG를 88-87로 꺾었다. 6연승의 모비스는 공동 선두였던 동부를 밀어내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승리의 수훈갑 김현중은 지난 시즌까지 벤치를 덥히던 후보에 불과했다. 오리온스에서 뛸 때는 김승현, LG 시절에는 박지현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다. 김현중은 시즌 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꼭 살아남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번 시즌에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17점·9어시스트·2가로채기로 맹활약했다.
득점에 성공한 김현중은 이날 23점을 기록한 김효범과 ‘배치기’로 자축했다. 김현중은 “눈물이 날 것 같아 아무 말도 못하겠다. 손끝을 떠날 때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거짓말처럼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