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창의성 키우는 게임산업 육성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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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교육경쟁력이다.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교육개혁을 대통령의 최우선 임무로 삼겠다.”집권2기를 맞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를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클린턴의 이같은 결단은 두뇌경쟁시대인 정보사회에서 국민 개개인의'두뇌생산성'에서 나오는 고부가가치를 뒷받침하는 교육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시대적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호기심과 탐구심.창의성을 자극하며 새로운 교육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컴퓨터 게임은 과연 교육의 독일까,약일까.

판에 박힌 윤리.도덕에 대한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정보사회의 두뇌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따라서 게임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면과 교육적인 면을 연결시켜 우리 교육의 두뇌생산성을 최대화해야 한다.이런 점

에서 게임은 산업사회에서 교육의 독이었을지 모르지만 머리의 힘을 필요로 하는 정보사회에서는 탐구심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교육의 약이 된다.

교육부문에는'평생새교육'을 받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교육게임소프트가 필요하다.국방부문은 전쟁놀이게임을 통해 일류 정예군을 양성,제대후에도 일류 정보기술인력으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를 통해 국가 예산의 절반을 쓰

는 교육.국방분야가 두뇌생산성의 게임장으로 발전해 나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보고속도로를 가장 먼저 누비게 될 자동차'라고 하는 게임산업은 2000년대 세계시장 규모가 약1천6백조원으로 전망된다.중소 오락물제조업체에 불과했던 일본의 닌텐도가 게임기를 발표한지 5년만에 우리나라 3대 재벌의 순이익을 능가하

는 성과를 거둘 정도로 게임산업은 정보화사회의 최대 부가가치산업이다.닌텐도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미국 현지에 두뇌생산공장격인'게임학교'를 건립,창의적인 미국 교육 분위기속에서 세계 머리시장의 석권을 꿈꾸고 있다.

일본의 경우 게임산업 초기부터 일반 제조업과 동등하게 지원하는 육성책을 펼친 반면 우리는 규제위주로 일관했다.보건복지부의 공중위생법,재정경제원의 특별소비세법,건설교통부의 건축법,교육부의 학교보건법,문화체육부의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

한 법률등 각종 규제,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한 게임심의제도등이 우리 머리의 창의성 싹을 자르고 있다.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우등생 못지 않게 게임이나 만화.오락등에 잠재력을 가진 미래의 꿈나무들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육환경,부정적 규제에서 긍정적 육성을 유도하는 법.제도의 재정비등 미래지향적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상희〈국회의원.영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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