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해·암 한묶음" 통합보험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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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경기도 분당에 사는 金모씨는 4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몇 개나 되는지 따져봤다. 자신과 맞벌이를 하는 부인을 피보험자로 한 상해.건강.종신보험이 4건에, 연금보험이 2건이었다. 또 두 자녀를 피보험자로 한 어린이보험도 2건 있었다. 여기다 자신과 부인 앞으로 된 자동차보험까지 합치니 무려 10건이나 됐고 가입한 보험사는 다섯 곳이었다.

게다가 金씨는 친지의 부탁으로 보험에 가입하다 보니 상해보험은 두 곳의 보험사에 중복 가입한 반면 질병이나 암보험은 들지 않았다. 金씨와 같은 소비자는 앞으로 통합보험을 이용하면 여러 개의 보험을 드는 데 따른 불편과 중복 가입으로 인한 보험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통합보험은 자동차.상해.건강.간병.어린이보험 등 거의 모든 보험을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놓은 패키지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가 '초보험'이란 이름으로 처음 국내에 도입한 뒤 동부화재가 '컨버전스 보험'으로, 동양화재는 '웰스라이프 보험'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LG화재도 다음달 초 통합보험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의 계약으로 모든 보장=손보사가 팔고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보험을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놓았기 때문에 고객은 수십여종의 보장 가운데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만 골라 맞춤형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가입 대상도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부모까지 포함시킬 수 있어 온 가족 보장이 가능하다.

통합보험은 각각의 보험을 따로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도 싸다. 예컨대 4인 가족이 부부의 종신보험과 암보험, 건강보험, 어린이보험을 각각의 상품으로 가입할 경우의 보험료는 약 45만원 정도인 데 비해 통합보험으로 가입하면 약 35만원의 보험료로 동일한 내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 조건 잘 따져보자=회사마다 가입 조건에 다소의 차이가 있다. 동부화재는 80세 만기 상품뿐이지만 삼성.동양화재는 80세 만기형 외에 각각 5년과 15년 만기형 상품도 있다. 가입 대상은 삼성.동부화재의 경우 본인, 배우자, 30세 미만 자녀, 부모, 처의 부모 등으로 한정돼 있지만 동양화재는 여기에 사위, 며느리, 30세 이상 자녀까지 포함시켰다.

동부.동양화재는 여윳돈이 있을 때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해 놓으면 나중에 형편이 어려워 보험료를 연체해도 미리 낸 보험료로 이를 충당해 연체로 처리하지 않는 특약을 신설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과거 병에 걸린 적이 있거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도 보험금을 깎거나 보험료를 할증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특약도 있다.

손보협회 박종화 홍보팀장은 "통합보험은 설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각 손보사가 전문설계사를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다"며 "기존에 여러 회사에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이를 전문설계사에게 알려 통합보험과 중복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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