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관광특구 건설 부동산투기.환경파괴등 부작용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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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구례관광특구 건설에 부동산투기나 환경파괴등 반갑지 않은 부작용이 뒤따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구구역을 비롯,구례군 전역의 부동산 가격이 더욱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덩달아 전세값까지 뛰어 서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계획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가를 관망하느라 거래는 오히려 줄어들었지만 이미 군내 주요 지역의 땅값은 오를대로 올라서 구례읍 상가와 주택가 부지가격도 소도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골프장.스키장 건설등과 관련해서는 지역 사회단체등이 반대운동에 나설 전망이며 댐을 건설해 섬진강에 수상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 역시 환경파괴라는 지적과 함께 인근 광양시와의 마찰도 예상된다.관광종합개발계획의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부동산 투기=이미 구례군 전역의 50% 이상,산동면 온천지구의 경우 70% 이상이 외지인 소유인데다 앞으로의 개발성공 여부를 관망하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거래는 아직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호가는 꾸준히 올라 온천이 발견된 87년 당시 2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산동면 일대는 평당 1백만원에서 1백50만원까지 올랐으며 화엄사 일대나 연곡사 지역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구례읍 상가와 주택지의 경우 경찰서 앞을 중심으로 평당 5백만원 이상을 호가해 인근 순천시나 여수시와 같은 수준이고 덩달아 집값까지 뛰어 13평 다세대주택의 전세 가격이 2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구례군은“관광개발지역에 대한 특별관리로 국토이용계획 변경이나 농지전용등의 인허가를 엄격히 하고 개발부담금을 철저하게 부과해 사전에 부작용을 막겠다”고 밝혔다.

◇환경파괴=말썽의 소지가 가장 많은 것은 군이 간전면금산리 일대에 구상하고 있는 15만평 규모의 섬진강 수상공원.

환경단체등에 따르면 댐을 만들 경우 일부지역의 수몰은 물론 수온이 떨어져 주변에 안개가 발생하는등 환경파괴는 피할 수 없으며 강과 바다를 오가는 은어등 담수어의 생존이 위협받는등 생태계 파괴도 필연적이라는 것.

주변 지역의 생활용수 공급이나 홍수조절을 위해서가 아닌 관광개발만을 위한 것인데다 위락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국내 유일의 1급 청정하천을 망쳐버릴 가능성이 높아 커다란 반발이 예상된다.

더구나 이 지역에는 이미 90년 수력발전소 조성계획을 세웠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 전례가 있으며 섬진강 하류를 끼고 있는 광양시 역시 물줄기가 끊기도록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간 충돌까지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온천지구에서 지리산 성삼재까지 이어질 케이블카도 자연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노고단 횡단도로 건설로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지리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게 돼 자연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또 골프장.스키장등은 전북남원과 경남하동에서도 역시 지리산 지역에 조성계획을 세우고 있어 지자체간 무분별한 경쟁으로 개발효과 없는 자연파괴만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례=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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