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알짜 유전 확보” 대규모 M&A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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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울산 남동쪽 해상 60km 지점에 개발한 동해-1 가스전.

 우리나라는 세계 석유수입 5위, 소비 7위인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국가다.

그러나 에너지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적인 자원 전쟁에서 안정적 공급원 확보가 우리나라의 오래된 숙제이기도 하다.

1998년 울산 남동쪽 60km 지점 해상에서 동해-1 가스전 개발에 성공해 세계 95번째 산유국에 오르기는 했지만 자주 원유개발국의 꿈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그 꿈을 실현할 첨병이 바로 한국석유공사다.

석유공사의 당면 현안은 ‘대형화’다. 정부는 8월 말 확정한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현재 4.2%에 그치고 있는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2030년 4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2년까지 19조원을 투자해 석유공사의 대형화를 추진, 세계 자원개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의 하루 생산량을 현재의 5만 배럴에서 2012년 30만 배럴로 늘린다는 것이다. 강영원 사장은 “대형화를 위해 지난 30년간 공사가 달성한 성과의 5배를 4~5년 안에 달성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경영 전 분야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화를 위한 석유공사의 전략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그동안은 탐사광구 위주의 확보 전략을 앞세웠으나 앞으로는 투자 여력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광구 매입과 석유개발기업 인수(M&A)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는 것이다.

10월 말 현재 석유공사는 17개국 39개 석유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또 이라크 쿠르드, 카자흐스탄, 예멘, 호주, 나이지리아 등에서 탐사광구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중이다.

공사는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 예멘 등 중동지역,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 지역, 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캐나다 등 미주 지역을 ‘6대 전략 거점’으로 설정하고 사업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메이저급 석유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기술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공사의 탐사 성공률이 15%로 메이저 회사의 30~40%보다 크게 낮은 것도 결국은 경험 있는 기술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450여 명인 개발 분야 기술인력을 장기적으로 25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생산광구를 매입할 때나 석유기업을 인수할 때 기술인력도 함께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공사는 올 초 미국 테일러사의 생산광구를 인수할 때 기술인력 146명도 고용승계한 바 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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