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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원 반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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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앙일보가 5월 14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이하 당시)의 '주일 한국 특파원 간담회'를 보도하면서 잘못된 사실관계에 기초해 일본 방문 내용을 비판한 것은, 한.일 의원외교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청을 외면한 유감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대표는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총선 결과 전통적인 한.일 의원외교가 불가능함을 설명하고, 새로운 방식의 의원외교를 시작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사는 김대표가 외교적 관행을 무시하고 무례한 행동을 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의원외교에서 예의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간담회는 외교석상이 아닌 한국 특파원 간담회였습니다. 오히려 중앙일보의 보도 때문에 일본 정치인들이 한국 정치인에게 선입견을 갖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당시 김대표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북한 핵문제 해결 등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치와 우리의 간극을 설명하면서 과거 경험을 소개했는데 전후 맥락은 보도하지 않은 채 마치 비판적 인물평만 한 것처럼 보도함으로써 진의를 오해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의원외교는 정통적인 외교방식과 다릅니다.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외교관의 목표라면 의원외교는 직설적이고 분명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대표는 일본 방문에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할 것과 19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에 대한 개선 노력없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자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의원외교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근태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