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사립大 기여입학제 도입해야 하나-私學 재정난 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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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기여입학제 도입주장이 제기됨으로써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교육의 평등권을 침해할뿐만 아니라 대학간에도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라는 반대론 속에 기여입학 도입을 주장하는 대학들은 어려운 재정형 편을 극복하기위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입장이다.찬.반 주장을 들어본다.
[편집자註] 기여입학제는 특정대학에 토지.건물.금전및 기타물질을 무상기부해 현저한 재정적 공로가 있거나 대학의 설립 또는발전에 비물질적으로 기여하는등 공로가 있는 사람의 직계자손에 대해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의해 입학이 가능하도록 특 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기여입학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 입장이 분분하며 찬성론보다 반대론이 국민정서를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기여입학에 대한 비판들은 대부분 기여입학을 돈 있는 계층의 입학조건부 기부금제로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결과다.
기여입학에 대한 반대론자들은 대개 평등이념의 훼손이나 부유계층과 빈곤계층간의 위화감 심화문제,기여입학제 운*용의 보편타당성에 대한 신뢰성 문제,그리고 일류대학과 비일류대학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등 역기능을 지적하고 있다.그중에 서도 기여입학에 대한 가장 큰 반대 이유의 하나는 헌법 제31조1항의 교육의 기회균등을 규정한.평등'이념이 훼손된다는 것이다.그러나 국민이 우려하는 부작용에 대한 예방장치를 충분히 마련하고 대학수학능력에 대한 합리적 판단과 정원 외 로 일정비율에 의한 합리적 근거 확보를 한다면 그같은 우려는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본다.오히려 더 많은 학생에게 교육기회를 줄 수 있으며 교육의 질적 저하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기여입학은 사회 여유재산을 효과적으로 대학에 유치함으로써 심각한 사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고 교육환경 개선과 장학금을 확대함으로써 오히려 가난한 학생에게도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특히국제경쟁력 배양이 최우선 과제인 현실과는 달리 대학등록금 인상에 대한 저항과 법인 전입금의 미약,그리고 국고지원 부족과 반대급부 없는 사회기부금 유치 곤란등으로 사립대학 재정난이 매년심화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필요 도 있다.일부 성적불량자의 해외유학등으로 인해 매년 수조원의 국내재산이 해외로 유출되고 불건전한 과외교육비로 막대한 재산이 낭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기여입학제의 도입이 지니는 긍정적 측면도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가급적 현금을 제한하고 토지.건물과 첨단교육기자재.도서등에 치중하며 관리와 운영에 있어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등 사전계획 승인과 사후감사 강화의 견제장치를 철저히 한다면 기여입학제도 운영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칭 일류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간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에 대해선 사립대학 국고보조금의 확대와 함께 이러한 일류와 *비일류간의 재정배분에 있어서 기여가 있는 대학과 그렇지못한 대학간에 신축운용함으로써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그 시행에 있어 능력에 의한 대학진학보다 물질에 의한 진학이라는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여입학의 의미는 기여한 사람의 자녀나 몇 대 후손이 그 대학에 입학하고자 할 때 선발과정에서 성적과 비교과부문등 여러 가지 전형 준거중 한가지로 삼아다소간의 혜택을 부여한다는 뜻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특히 기여입학의 의미가 돈만 있으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기여와 입학이 하나의 등식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李鉉淸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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