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사상가 천여곳 부도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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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2일 아프로만 부도에 이어 13일에도 연간 매출 1천6백억원 규모의 컴퓨터유통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세양정보통신(대표 尹鍾大)이 보람은행 압구정동지점에 돌아온 40억원대의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부도처리됨으로써 용산전자 상가는 완전히부도 회오리에 휘말렸다.
용산전자상가 관계자들은“세양정보통신 부도로 인한 피해액은 1천5백억원대에 피해 업체수는 3백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로써 세양정보통신을 비롯,한국IPC(1월28일).멀티그램(1월30일).아프로만등 올들어 발생한 중견업체 4개 사의 부도 피해액은 총 3천5백억원대,피해업체는 1천여개사로 크게 늘어났다. 또 용산전자상가에 게임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국내 정상급 업체인 네스코도 11일 부도처리돼 컴퓨터유통업체들의 연쇄부도는유통업체에서 소프트웨어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변제 능력이 거의 없어 이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피해업체들의 대규모 연쇄부도가 우려된다.당장 아프로만과세양정보통신의 부도 때문에 이들 업체와 융통어음을 같이 사용한H.N사 등이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다.한국IP C 채권단의 한관계자 역시“한국IPC.멀티그램 부도로 중소전자 부품업체 A.
G.J사등 20여 업체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부도사태로 용산전자상가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용대출이 거의 끊긴데다 입주업체끼리도 피해의식 때문에 현금이 아니면 거래를 하지않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용산전자상가의 연쇄부도사태가 확산되면서 정부 당국도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전국컴퓨터총연합회 김상언(金相彦)회장은“당국으로부터 실태를 파악해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양정보통신에 9백억원 가량 금융기관에 채무보증을 선 극동도시가스 관계자는“실제로 세양이 쓴 돈은 2백70억원”이라고 밝히고“이 채무에 대해서는 변제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세양정보통신에 PC를 공급해 9억원이 물려있지만 이중 6억원은 담보를 확보해 실제 피해액은 3억원 정도”라며“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의 경우 피해액이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부도여파로 국내 게임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들의 피해도 커지면서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국내 게임산업이 흥망의 기로에 설 정도로 위기를 맞고있다.
〈하지윤.양영유.김종윤.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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