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100年史>5.초창기 클래식 녹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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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음반사상 판매고 1백만장을 돌파한 첫 레코딩은 테너 엔리코 카루소가 1904년 RCA레이블로 녹음한.팔리아치'중 아리아.의상을 입어라'다.초창기의 녹음장비는 충분히 들고다닐 수 있어 연주자가 묵고있는 호텔에서 레코딩이 이루어졌다.녹음 방법도 간단해 원뿔형 나팔에 대고 노래하면 됐다.그 결과는 마치 도박과도 같았다.녹음만 잘되면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 수 있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1907년 소프라노 넬리 넬바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딴 음반회사를 차리고 단면으로 된 12인치 음반을 14장 발매해 21실링씩에 판매했다.당시 샬리아핀의 음반보다 1실링 비싼 가격이었다. 초창기 녹음에서 각종 현악기.관악기가 한꺼번에 등장하는관현악 녹음은 매우 힘들었다.당시 녹음기술로는 저음역을 담당하는 현악기(첼로나 더블베이스)소리를 담을 수 없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금관악기(트럼본)와 목관악기(바순)가 이들 파트를 연주했다.또 바이올린 독주도 원통 가까이서 연주할 수 있어 널리 녹음됐으나 역시 높은 음역의 배음이 잡히지 않아 마치 플루트같은 소리만 났다. 최초의 오페라 전곡 녹음은 1907년 밀라노 스칼라극장에서 작곡자의 지휘로 녹음된 레온카발로의.팔리아치'.이탈리아 작곡가카발로는 레코딩에 특히 관심이 많아 그라모폰사의 녹음을 위해 가곡을 특별히 작곡했고 카루소의 녹음 때도 반주 자로 나섰다.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최초의 전곡 녹음은 1913년 도이치 그라모폰사가 아르투르 니키시 지휘의 베를린필하모닉과녹음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다.물론 비좁은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못한 더블베이스와 팀파니는 제외됐다. 1925년 미국의 웨스턴일렉트링컴패니가 최초의 전기녹음 방식을 개발했다.같은해 12월 랜던 로널드 경이 로열 앨버트홀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녹음한 차이코프스키의.교향곡 제4번'(HMV)이 전기녹음 방식에 의한 최초의 교향곡 앨범이다 . 33년께 영국에서 판매되던 클래식 음반의 레퍼토리는 폭이 매우 좁았고 짧은 소품이 대부분이었다.같은 곡을 여러 명의 연주자가 각기 녹음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가령 헨델의.라르고'는 37종,요한 슈트라우스의.아름답고 푸른 도나 우강 왈츠'는 41종,바흐.구노의.아베마리아'는 30종이 시판되고 있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1924년께 HMV사 축음기로 자신의 녹음을 들어보고 있는 러시아 태생의 전설적 베이스 페오도르샬리아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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