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서울시와 국방부가 협의한 계획대로라면 이곳엔 약 1.3㎞ 터널(진입로 포함·조감도)이 끊어진 서초로를 잇고 있어야 한다. 정보사가 옮겨 가고, 서울시는 이곳에 터널을 뚫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부지 보상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계획이 발표된 지 6년이 지나도록 사업 착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초구는 정보사가 옮겨 가면 그 자리에 미술관·박물관을 유치해 문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까지 했으나 계획안은 서랍 속에 묵혀 있다. 이런 가운데 정보사 이전 시점은 당초 서울시와 국방부가 합의했던 2008년에서 2012년까지 일단 늦춰진 상태다. 정보사 이전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서초구는 이 지역을 아파트가 아닌 대규모 문화단지로 꾸밀 계획이기 때문에 국방부의 계산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국방부가 해당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더라도 아파트 건설은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국방부에 5000억원을 제시한 상태다. 시·구 예산에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현재 군인들이 거주하는 부대 내 아파트 지역은 상업용도로 개발, 민간 자본을 유치해 비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초구는 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관 임명 전인 지난해 서초구가 ‘정보사 이전 부지 문화클러스터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킬 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커져 가는 주민 불만=터널 개통으로 이 일대 교통에 숨통을 틔우겠다던 서울시의 구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관악·동작·금천구를 거쳐 강남 지역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주변 남부순환로나 고속터미널 뒤 사평로 등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우회 차량이 몰리면서 이 도로뿐 아니라 서초로와 연결되는 반포로 등에서는 출퇴근 시간 시속 15㎞ 미만의 거북이 차량 행렬이 이어진다. 정보사 이전 부지에 공원이나 문화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공수표’로 돌아가면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서초구 이재홍 도시계획과장은 “서초로가 중간에서 끊어져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소통이 단절되고 균형발전도 저해되고 있다”며 “왕복 2차로인 정보사 우회 도로에 차량이 몰리는 바람에 지역 특화 구역인 서래마을 주변도 혼잡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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