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의 교육경영 간섭 지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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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교육경영은 교육감의 고유권한이다. 교원단체(전교조)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으면 안된다.”

최근 울산 중앙여고 학생들이 교장파와 전교조파로 나뉘어 패싸움까지 벌인 사태와 관련, 김상만 울산시교육감은 30일 “교원 복지에만 매진해야할 교원단체가 교육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해서 생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 “교육정책 문제를 교원단체와의 단협에서 제외시키는 단협 갱신은 전국 최하위 수준인 울산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교원단체가 12월 말까지 이에 응하지 않으면 단협 자체를 해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학입시 막바지에 중앙여고 사태가 터져 수험준비가 어렵다고 학부모들이 아우성이다.

“고3 학생들의 일생을 좌우하는 대입 막바지에 교사-학생-학부모가 갈등을 빚어 안타깝다. 교원단체와 일부 교사들이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방과후학교 관리비 문제를 비판하고 학생들을 이 문제에 끌어들이면서 발생한 것이다. 빨리 서로 이해하고 풀어야 한다.”

-발단은 교장에게 관리비를 지급할 것이냐인데.

“방과후학교는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의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활성화해야하는 제도이다. 전국 최하위 수준인 울산지역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서다. 그러려면 교장에게 관리책임을 물어야하는데 관리비도 주지 않고 어떻게 책임을 묻나. 내가 교장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이전에는 교장들이 귀찮아서 방과후학교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거나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지침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이미 노무현정부에서 만든 지침을 올해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재차 강조한 것이다.”

-전교조에서 문제 삼는 이유가 뭔가.

“교장 관리비를 신설해도 학부모에게 돌아갈 부담은 1000원도 못미치거나 아예 없을 걸로 본다. 이게 학부모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은 지나친 억지다. 그보다 교장이 관리비를 받으면 방과후학교 운영에 더 신경을 쓰게 돼 강사(교사)가 부담스러워질까봐 배제시키자는 의도인 듯하다. 교원단체와 일부 교사가 자신들의 주장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을 끌어들이다 ‘수업은 하지 않고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데 대해’ 분노한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문제가 크게 확대됐다. 수험준비에 바빠야할 학생을 끌어들여 흔들어서는 안된다.”

-왜 울산에서만 문제가 되나.

“다른 시도에서는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할 의지가 없거나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교원단체와의 단체협약 갱신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전교조는 교장 관리비 문제뿐 아니라 단협갱신, 학생 평가 및 성적공개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학력을 높이고 교육경영을 잘 해보자는 의도에서 진행하는 건데 이해를 안해줘 안타깝다. 복지문제에 신경써야 할 교사단체가 교육정책이나 학교운영을 단협에서 논의하자며 반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각자 지켜야할 선이 있다. 그걸 넘으면 안된다. 12월 말까지 단협갱신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단체협약을 해지할 생각이다.”

-전교조의 반발이 계속된다면.

“울산은 다른 시·도에 비해 교육여건이나 학생들의 학력, 교육 수준이 크게 뒤떨어져 있다. 빨리 따라잡아야 하는데 전교조와 사사건건 갈등이 생기면서 교육정책을 제대로 펴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교원단체라면 교육감의 고유 업무인 교육정책에 일일이 딴죽을 걸지 말고 교원들의 권익보호에 힘을 쏟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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