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영화제작 뛰어들어-MBC 극장용 첫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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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3대 방송 메이저가 영화제작에 뛰어든다. 첫 주자는 MBC.자회사인 MBC 프로덕션을 통해 방송사론 처음 제작하는 극장용 영화.꽃을 든 남자'를 13일부터 촬영중이다. 지난해 11월 SKC와 영화.비디오.음반.CD롬 게임등 영상산업 전분야에 걸쳐 제휴하는 포괄적 계약을 체결한 MBC는 올해 10대 사업중 하나로 위성시대에 걸맞은.영상산업 다각화와 선진화 주도'를 내세우며 영화 진출을 본격화했다 . 첫 기수는 감각적 화면으로 유명한 MBC의 간판PD중 한명인황인뢰(43).콤비작가 주찬옥이 원작을 쓰고.연애의 기초'의 작가 황선영도 각색팀에 가세했다. 나이들고 지친 밤무대 여종업원과 시나리오 작가,여기에 신분 상승을 꿈꾸는 댄서가 끼여들며 벌이는 사랑 얘기를 황PD 특유의 섬세한 영상문법으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주연은 심혜진과.고스트 맘마'로 주가를 올린 김승우.여기에 드라마 .카레이스키'와 영화 .지상만가'의 신인 김여경이 등장한다. 첫 영화에 대한 MBC의 기대는 대단하다.제작비도 20억원 가까이 투입하고 있고 1억2천만원을 들여 일본에서 파나비전 카메라도 대여하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27일 밤9시 뉴스에서까지 다루며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무척 상기된 분위기다. MBC는 앞으로 매년 2~3편 이상 꾸준히 제작,영화산업에 적극 진출할 의사를 비추고 있다. 이에 맞서 SBS도 자사 프로덕션을 통한 영화제작을 깊숙이 검토하고 있고,KBS도 영상산업단의 중장기 발전계획인.비전 2001'을 통해 본격 영상산업 진출을 모색하는등 방송사의 영화진출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방송사의 영화 진출이 본격화되면 기존 영화사에 비해 인력.장비.자본.제작 노하우등이 상대적으로 풍부해 영화계의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방송사의 영화제작은 외국의 경우 보편화된지 오래다.문화사업을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프랑스의 경우가 대표적. 프랑스 국립영화센터에 따르면 95년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사들이직접 제작.직접 투자.판권료 사전 지불등 직.간접으로 지원한 영화 제작비는 전체 영화제작비의 3분의1 수준인 11억프랑(약1천7백억원),편수로는 1백편을 뛰어넘는다. 한편 부산이 무대인.꽃을 든 남자'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계기로 영화도시를 꿈꾸는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행운도잡고 있다. 방송사가 만드는 첫 극장용 영화가 공영방송의 위상에 걸맞으면서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주목된다. 〈부산=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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