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위탁경영자 박득표씨 내정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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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포항제철은 심사숙고 끝에 한보의 위탁경영자로 박득표(朴得杓)전 포철사장(현 금강공업회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의 고위관계자는“朴전사장은 관리부장.부사장.사장등을 거치면서 재무나 관리에서 두루 경험을 갖췄다.또 62세로 비교적 젊다.또 박태준(朴泰俊)회장의 교체기라는 어려운 시기에 사장을맡아 정치감각도 있다고 본다”는 말로 내정배경을 설명했다. 朴전사장은 3년째 금강공업이라는 건축기자재업체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타워크레인.가드레일.타워리프트등을 생산하는 연매출 2천억원 안팎의 중견회사다.그는 부산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62년호남비료에서 출발해 68년 포철로 옮겼다.관리실 장을 거쳐 80년2월 상무,83년12월 부사장대행,85년2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또 92년10월 박태준 당시 회장의 사퇴로 내부승진이 이뤄지면서 사장에 올랐다.朴전사장은 포철출신 사장.회장중 포철의 부담을 가장 줄여 주면서 포철이 생각하는 위탁경영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선의 경영자로 판단된 듯하다. 이번에 한보 위탁경영자로 갈 수 있을 것으로 거론된 사람은 황경로(黃慶老.현 포철고문)전회장.정명식(丁明植)전회장.조말수(趙末守)전사장.박득표(朴得杓)전사장.이대공(李大公)전부사장등이다.이들은 모두 소위.박태준(朴泰俊)철강스쿨'출 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포철 주변에 배치돼 있거나 다른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선.후배의식이 강해 이번의 한보 위탁경영문제를 놓고 알게 모르게 의사소통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런 가운데 黃전회장이나 丁전회장은 선배급으로서 이번처럼 부담 큰 일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포철은 한보 위탁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려는 입장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건설의 경제성이나 기술면에서 한보 당진공장은 애초부터 잘못 지어진 시설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발을 잘못 담그면 같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경계한다. 또 김만제(金滿堤)회장이 국제철강협회(IISI)회장이라는 국제적 지위도 다른 철강회사의 경영에 본격 참여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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