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덕군 일대 생태계 파괴현상 급속히 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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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갯바위가 하얗게 변하면서 바위에 달라붙어 사는 전복과 성게등어패류와 김.미역.다시마등 해조류가 죽어가는 생태계 파괴현상이경북영덕군 일대 해안가 50㎞에서 지난해 12월부터 발생,주변바닷가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피해지역은 북쪽인 영덕군축산면 경정항과 울진,남쪽인 영덕읍노물.대탄리,강구면금진리등 항.포구와 영일만 주변인 포항시북구흥해.구룡포읍까지 폭넓게 조사됐다. 원인조사에 나선 포항 동해수산연구소는 바위에 달라붙는 물질이산호초같은 석회질의 생물일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을뿐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울진군은 이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으로줄이기 위해 갯바위를 일일이 닦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피해가 특히 심한 곳은 바다 깊이 1~10사이로 바위 표면에분홍빛 또는 흰색을 띤 다양한 무늬의 물질이 작게는 손바닥 크기에서 넓게는 바위 전체에 1~2㎜ 두께로 뒤덮고 있다. 28일 오후 영덕군강구면금진리 바닷가에서 만난 어민 남진용(56)씨는“한달전쯤부터 갯바위에 흰색에 가까운 이물질이 조금씩뒤덮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바닷물속에 잠긴 바위까지도 하얗게변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포항 동해수산연구소 유호영(柳浩英.수산연구관)과장은“겨울철에 난류(쿠로시오 해류)로 인해 한류가 갑자기 고온현상을 보이거나 항.포구의 연안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柳과장은 또“동해안에서는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일부 나타났으나 올해는 속초 앞바다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해 앞으로 연안어장을 황폐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현상은 93년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에서집중적으로 발생,어패류와 해조류가 집단폐사한 사고에 이어 지난해 부산과 울산지역 해안에서도 조금씩 발견됐다. 일본에서는 81년부터 고치(高知)현 해안에서 발생,일본수산청이 7년동안 연구한 결과 필리핀 남방에서 올라온 쿠로시오 난류로 바닷물이 고온현상을 보일 때 나타나는 사실만 밝혀냈을 뿐 원인생물은 구명하지 못했다. <영덕=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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