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아시아권의 내년 성장률을 일제히 낮춘 것은 금융위기에서 시작한 세계 경기 침체가 아시아로 빠르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선진국 경제의 침체로 아시아의 주된 성장동력이었던 수출이 감소하고, 금융이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넘고, 아시아권에서 금융이 가장 많이 개방돼 있는 탓에 외부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MF는 “아시아의 경제 회복은 2009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수출 감소와 신용경색 심화를 극복하는 데 이 지역의 내수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IMF는 일본과 중국·인도·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내년에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미국(-0.7%)·유로지역(-0.5%)에 이어 일본까지 세계 3대 경제권이 내년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아시아의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이상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