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내년 성장률 2.7%로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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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내렸다. IMF는 지난달 3.5%로 전망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1.5%포인트를 낮춘 것이다. IMF가 이날 발표한 아시아 14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한국이 홍콩과 함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IMF는 한국의 올해 4.1% 성장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5일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2.7%로 낮췄다. 올 6월 전망치 5%에 비해 2.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2010년엔 세계 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이 회복돼 4.2%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가 아시아권의 내년 성장률을 일제히 낮춘 것은 금융위기에서 시작한 세계 경기 침체가 아시아로 빠르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선진국 경제의 침체로 아시아의 주된 성장동력이었던 수출이 감소하고, 금융이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넘고, 아시아권에서 금융이 가장 많이 개방돼 있는 탓에 외부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MF는 “아시아의 경제 회복은 2009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수출 감소와 신용경색 심화를 극복하는 데 이 지역의 내수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IMF는 일본과 중국·인도·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내년에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미국(-0.7%)·유로지역(-0.5%)에 이어 일본까지 세계 3대 경제권이 내년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아시아의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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