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산(1천1백20)남쪽 기슭에 있는 법흥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전해받고 귀국해 세운 5대 적멸보궁의 하나다.신라말에는 새로이 일어난 불교 사상인 선종 구산선문중 사자산문의 근 본 도량이 되는 절로 자리매김됐다.이 유서 깊은 법흥사를 찾아가는 길에는맑고 향기로운 술이 퐁퐁 솟아나는 샘(酒泉),주천강이 넘실댄다.지금은 겨울 가뭄이라 수량이 줄었지만 평소에는 맑은 물이 냇돌을 미끄러지듯 타고 넘어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주천에서 법흥사를 찾아가는 길목 강가엔 사뭇 시선을 끄는 나지막한 언덕 숲이 보인다.이 언덕숲에는 요선정(邀僊亭)이라는 아담한 정자와 큰 물방울 모양의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그리고 작은 석탑 하나가 있다.정자 이름은 조선시대 시인이자 서예가인 봉래 양서언이 평창군수 시절 이곳 경관을 즐기다 강 기슭 바위에 새겨놓은 요선암이라는 글씨에서 유래한다.그러나 본래의 정자는 퇴락했고 지금의 정자는 1913년 이 지역 주민들이계를 조직,다시 복원해 놓은 것.숙 종.영조.정조등 내로라 하는 세 임금의 어제시도 걸려 있다. 석탑과 함께 고려때 조성된 것으로 여겨지는 마애불은 두툼한 두눈,큼직한 입과 코,어깨에 닿을 듯한 귀를 가졌다.머리와 상체 일부만 도드라지고 그 아래는 모두 음각으로 새겨져 있어 가슴을 불쑥 내민 듯 전체 인상은 박력있어 보인다. 이 불상을 두고 신경림 시인은.다들 잠이 든 한밤중이면/몸 비틀어 바위에서 빠져나와/…'라고 상상력을 발휘했다.시인의 상상력은 전염성이 높아 아무도 없는 한밤중엔 정말 마애불이 바위를 빠져나와 주천강가를 휘휘 젓고 다닐 듯하다.마애 불이 새겨진 큰 물방울 모양의 바위 뒤쪽으로 돌아가면 이런 기분을 돋워줄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길쪽에서 올라왔을 때는 분명 낮은 언덕이었건만 바위 뒤편 강으로 떨어지는 벼랑은 깊고 아득하다.이곳은 사자산과 치악산에서 흘러온 물줄기 가 만나는 합수머리로 항시 맑고 푸른 물이 감돌고 건너다보이는 암벽과 숲들이 아름답다.뜻밖의 황홀한 풍광을 뒤편에 감춰둔 언덕,갈길 바쁜 현대인에게 한숨 돌리라 권하듯 옛 사람들은 정자며 불상을 세워둔 것아닐까.그러고보니 이곳이 바로 무릉(강원도영월군수주면무릉리)이다. ※영월군 주천에서 597번 지방도로를 따라 평창 쪽으로 약 1㎞가면 왼쪽으로 법흥사 가는 161번 군도로가 나온다 161번 군도로를 따라 약 3.7㎞ 가면 오른쪽으로 수궁농장 ,왼쪽으로 미륵암 가는 길이 있다.미륵암 뒤 낮은 언덕 위에 마애불과 요선정이 있다. 〈글 =김효형(한국문화유산답사회).사진=김성철(사진작가)〉
<우리곁의문화유산>주천강변 마애불.요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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