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社.에어버스,여객기 크기 싸고 社運건 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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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 보잉사:21세기 초대형 항공기 수요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다.따라서 개발계획을 중단키로 했다.
▶유럽의 에어버스사:초대형 항공기 수요가 분명히 많을 것이다.우린 개발계획을 계속 추진한다.항공기 제조분야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보잉과 에어버스가 초대형 여객기 개발을 놓고 정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보잉이 지난 20일 돌연 초대형 여객기 개발계획을 취소한다고발표했으나 에어버스사는 다음 날 초대형기인 A3XX기 개발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맞섰다.내년에 디자인개발에 착수하고 2003년 일반노선에 취항시키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
보잉은 현 추세로 보아 향후 20년간 5백인승 이상 초대형기수요가 4백70여대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보잉사는 그동안 747-X기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초대형기 개발에 따른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소형 기종을 개발 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1천여명의 개발직원중 반수를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에어버스는 향후 20년간 초대형기 수요가 적어도 1천3백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A3XX기 한대 값을 2억달러(1천7백억원)로 잡을 경우 모두 2천7백여억달러(2백20여조원)의 천문학적인 수요가 발생한다.
보잉사의 궤도수정은 최근 뚜렷해진 항공노선의 세분화현상에 토대를 두고 있다.즉 과거와 달리 보다 다양한 목적지를 원하는 수요가 급증,큰 여객기로 대도시를 운행하기보다는 중소형 기종을이용해 여러 곳에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늘게 된다 는 것.
반면 에어버스는 각국 공항의 포화상태로 인해 보다 많은 승객을 한꺼번에 운송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초대형 기종의 수요는 도리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세계 항공기 시장은 보잉사가 65%,에어버스사가 35%를 점하고 있다.그러나 21세기 두 회사의 사세는 이번 판단에따라 갈릴 공산이 커졌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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