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데라크루즈, 그 명성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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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데라크루즈(사진)의 한국행이 결정되자 배구계에서는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가 온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지난해 여자 국가대항전인 그랑프리 대회에서 득점 2위에 올랐던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다.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GS칼텍스에 0-3으로 패한 도로공사의 박주점 감독은 “역대 최고 ‘용병’이다. 블로킹 위에서 찍어 때리니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며 혀를 찼다.

지난달 입국한 데라크루즈는 이날이 두번째 공식경기였다. 데뷔전이던 15일 흥국생명과 최강전에서 양팀 최다인 19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던 그는, 이날 도로공사를 맞아 팀 승리로 모자라 트리플 크라운(서브, 후위 공격, 블로킹 각 3점 이상)까지 수립했다. 전날 흥국생명의 카리나가 KT&G전에서 시즌 1호 트리플 크라운 주인공이 됐지만 카리나는 4세트를 뛰며 기록한 반면, 데라크루즈는 3세트만 뛰고 트리플 크라운을 세웠다. 이날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은 서브였다. 서브에이스는 3점이었지만 여자팀 중 최고 수비력을 자랑하는 도로공사가 그의 서브 때마다 전열을 추스르지 못해 대량 실점했다.

1m88㎝의 큰 키에 탄력까지 좋은 데라크루즈는 지난해 일본에서 뛰면서 소속팀 도레이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에서 검증된 외국인선수가 일본으로 가는 전례를 깨고 그는 ‘코리안 드림’을 찾아온 드문 경우다. 그는 “오늘은 생각보다 범실이 많았다. 다음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더 나은 활약을 예고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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