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大 눈치보며 주먹구구 결정-私立大 등록금 책정 문제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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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내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대부분 다른 대학의 눈치를 보거나 대외적인 이미지에 좌우되는등 일정한 기준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되고 있다.
한양대의 경우 지난해 실험실습비 지출내용을 보면 각 계열에서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배정이 인문대학은 학생 1인당 4만3천5백원인데 비해 공과대학은 13만원이었다.
실험기자재등 용도가 정해져있는 특별배정은 인문대의 경우 학생1인당 11만4천원인데 비해 공과대는 60만6천원이 책정됐다.
결국 공과대학생 1명이 지난 1년동안 사용한 실험실습비는 73만6천원으로 인문대학생(15만7천5백원)의 4.7배에 이른다. 대학 관계자들은 실험실습기자재등의 설치가격이 인문대에 비해비쌀 수밖에 없는 공과대의 특성상 인문대보다 교육비가 몇배 더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난해 재학생이 낸 등록금 차이는 인문대 1백65만9천원,공과대 2백17만1천원으로 1.3배였다.
현재 각 대학이 받고 있는 계열별 등록금의 차이도는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89년부터 대학등록금 인상이 자율화되면서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각 대학에 내려보낸.대학등록금 책정에 관한 권고'가 유일한 근거다.
이 권고에 따르면 인문.사회를 1.00으로 했을때 이학.체육1.13배,공학.예능 1.25배,약학 1.28배,의학 1.67배로 등록금을 받도록 되어있다.
한양대 관계자는“89년이후 2~3년동안 이를 기준으로 등록금을 책정했으며 그후로는 서울시내 24개 대학의 등록금 현황표를놓고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과 균형을 맞춰 인상률을 결정했다”고밝혔다. 즉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이.공대의 등록금은 타대학보다 높게,인문.사회계열은 낮게 책정했다는 뜻이다.
연세대 예산조정과 장춘식(張春植)과장은“계열별로 구체적인 등록금 책정기준은 없지만 학교 전체적인 사정을 고려한뒤 단과대별로 조정한다”면서“올해는 단과대별 차등을 두면 의대나 자연과학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판단해 전계열의 인상폭 을 같게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교육부와 대교협.학교측에서 각각 마련한 교육비 차이도를 모두 고려해 등록금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관계자들은“현재 많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교육비 원가를분석중”이라며“앞으로 등록금 책정때 원가 계산방식을 도입하면 학과별.수강과목별로 등록금이 차등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민.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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