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Earth Save Us] “지구온난화 되돌릴 시간 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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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이상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 내리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김성중 박사는 20일 “최근 북극해의 얼음이 녹는 속도로 봐서 지구온난화 추세를 되돌리기 힘든 수준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임계점)’를 지났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온실가스 증가속도로부터 예측한 것과 비교할 때 최근에는 해빙이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자기 파괴’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태양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하던 북극해의 얼음이 사라지면 바닷물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게 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돼 얼음이 더 빨리 녹는다는 뜻이다. 바로 이 순간을 전문가들은 티핑 포인트라고 부른다.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운 기준점이다.

그는 “2007년 9월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428만㎢로, 얼음 두께도 2m로 줄었다”며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기온과 해수온도가 크게 상승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 같은 속도라면 2030년에는 여름철 북극해에서 얼음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덜하지만 올 9월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452만㎢로 줄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1979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매년 북극해의 얼음 면적을 조사해왔다. 올해 면적은 지금까지 측정한 값의 평균치보다 30%나 작은 것이다.

김 박사는 “북극해와는 달리 남극 주변 바다의 얼음 면적이 큰 변화가 없는 것은 부분적으로 남극 상공 성층권의 오존층이 파괴된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오존층이 회복되면 남극에서도 온난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극의 오존 구멍은 올 9월 한반도 면적의 120배가 넘는 2700만㎢로 커졌다. 사상 최대였던 2006년 2950만㎢보다는 작지만 지난해 2500만㎢보다는 크다. 전문가들은 2050년 이후 남극 오존 구멍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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