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까먹을라” 안전자산에만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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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안전자산 쪽으로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단기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8일 기준 83조9220억으로 집계됐다. MMF는 7월 22일 84조47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60조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주가가 10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달 12조3200억원이 몰린 데 이어 이달에도 18일까지 9조72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 예금도 급증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10월 수신잔액은 908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1조8000억원이 늘었다. 정기예금은 19조원이나 늘어 올 1월 20조4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반면 펀드 자금은 감소세가 역력하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국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748억원 늘었지만 혼합형에서 4029억원, 채권형 펀드에서 9046억원이 줄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로 순유입된 자금(입금액-해지액)은 6월 이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이달에는 1100억원가량 늘었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자금을 제외하면 신규 자금은 사실상 거의 없는 것으로 펀드 업계는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양현민 연구원은 “MMF가 급증한 것은 현금을 확보해 두려는 법인 고객 자금이 확 늘었기 때문”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돈을 까먹지 않을 만한 곳을 찾는 경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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