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이상수온 현상으로 명태 잡이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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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동해에서 제철을 맞은 명태가 안 잡힌다.반면 철 지난 오징어와 멸치는 여전히 풍어다.
바다의 이상수온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돼 바닷물이따뜻하기 때문이다.
명태의 경우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많이 잡히지만 올겨울에는 지난해 12월 고작 32이 잡힌데 이어 올들어서는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어획량은 예년 같은 기간 평균의 15%,95년 12월의 10%선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마저 그물(자망)로 조금 잡힐뿐 낚시잡이(연승)는 거의 안돼 강원도 고성.속초.주문진.거진.아야진항과 경북 죽변.후포항등 동해안 명태어업 전진기지는 출어를 포기한 어선들로 가득 차있다. 고성수협 최도일(45)판매과장은 “지난해 1월에는 하루평균 위판량이 10 안팎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13일까지 12(위판금액 2천만원)밖에 안된다”며“이번 겨울같은 명태 흉어는 90년대 들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예년 이맘때면 대부분 제주도 남쪽으로 월동하러 가던 오징어와 멸치떼는 경북과 부산 동해에 계속 머무르면서 여전히 잘 잡히고 있다.
부산기장군 대변수협의 경우 요즘 물오징어 위판량이 하루 평균5천~1만1천상자(20마리.10㎏)나 될 정도로 기장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
지난해 1월중순 기장수협의 하루 평균 오징어 위판량은 1천상자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주(6~12일)동해수산연구소 관할 수협(울릉도.구룡포.감포.강구.죽산수협등)에서는 1천2백60의 오징어가 위판됐으며 지난달엔 동해에서 95년 12월보다 3배(1만4천7백53t)나많은 오징어가 잡혔다.
또 예년의 경우 9월초에 시작,연말께 끝나는 기장 앞바다 가을멸치잡이도 아직 계속돼 15척의 유자망 어선들이 요즘 매일 3천여통(통당 20㎏)의 젓갈용 멸치를 잡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물(북한 한류)세력이 약한데 비해 남쪽에서 올라 오는 따뜻한 물(대마난류)세력이 강해 수온이 예년 평균보다 1~2도 높기 때문.
국립수산진흥원 최광호 수산연구사는“최근 기장(섭씨 14도)에서 주문진(8.3도)에 이르는 동해의 수온이 예년보다 따뜻해 북쪽에선 명태어장(적정수온 섭씨 5도 안팎)이 형성되지 않는 반면 남쪽에선 오징어.멸치떼(적정수온 12~19도 )가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머물러 많이 잡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포항〓강진권.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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