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작가 이상.美 마크 트웨인 童心묘사 遺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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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의 천재작가 이상(李箱)과 미국의 현대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들은 활동무대는 달랐어도 그 당시 실험성 강한 작품으로 각각 자국 문단을 이끌었던 대표적 인물들이다.이상의 시 세계는지금도 포스트모더니즘으로까지 해석될 정도로 당시 로서는 파격이었으며 트웨인도 헤밍웨이가“미국 현대소설은 마크 트웨인에서 비롯됐다”고 극찬했을 만큼 풍부한 유머와 풍자로 미국 문학을 제자리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그런 두 작가의 희귀한 작품이 우리 곁을 찾았다.이상이 1937 년 요절하기 직전까지 매일신보에 연재했던 동화.황소와 도깨비'(가교 刊)와 마크 트웨인이 죽기 2년전인 1908년에 탈고했다가 발표하지 못한 유작.불가사의한 이방인'(떡갈나무 刊)이 그것.
.황소와 도깨비'는 이상 전집에 일부 수록되긴 했지만 그림까지 곁들인 본격 어린이용 동화로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고.불가사의한 이방인'도 국내 첫 번역이다..황소와 도깨비'의 경우우선 시.오감도'나 소설.날개'등에서 두드러졌던 작가 특유의 난해함이 느껴지지 않아 좋다.이 동화의 주인공은 혈혈단신으로 장작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돌쇠.그는 어느날 시장에 장작을 내다팔고 돌아오는 길에 도깨비와 맞닥뜨린다.돌쇠는 역시 부모.
형제를 잃고 추위에 떨고 있던 도깨비 를 불쌍히 여겨 도깨비의청을 들어준다.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도깨비가 아니라 귀신이라 하더라도 불쌍하면 살려줘야 하는 법'이라는 돌쇠의 믿음에담겨 있다.한편 마크 트웨인의.불가사의한 이방인'에서는.톰 소여'와.허클베리 핀'에 서 활짝 피었던 모험과 환상의 세계가 그대로 이어진다.
.불가사의한 이방인'의 무대는 15세기말 오스트리아의 한 성(城)안에 자리잡은 인쇄소.당시 기술문명의 상징이었던 인쇄소에한 소년이 나타나는 것을 시작으로 불가사의하고 신비스런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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