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도 지나치면 병-사회공포증 직장생활 큰 장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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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공부 잘하는 학생=능력있는 사람'이란 등식이 그대로 맞아떨어지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특히최근들어 급속한 개방화 물결로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의견을잘 표현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외향적 .사교적인 성격을 더 많이 요구하고 있다.
수줍음 많은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난 사람은 혼자 하는 공부는잘할지 몰라도 사회생활에선 엄청난 불이익을 받게 마련.따라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사회생활에서의 불이익을 피해야 한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정신과 머레이 슈타인 박사는“지나친 수줍음은 치료가 필요한 사회공포(社會恐怖)증으로 유병률(有病率)이 5~7%나 된다”고 밝혔다.
사회공포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면서 관찰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수치심을 느낀다.따라서 이런 상황을 가능하면 피하려 하지만 맞닥뜨리게 되면 불안을 느낀다.남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얼굴을 붉힐뿐 아니라식사.글쓰는 일.공중변소 사용등도 두려워한다.동시에 자신의 이런 마음을 남들이 알까봐도 두려워한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두려움들은 악순환을 이뤄 공포스러운 상황을점점 더 자주 피하게 된다.즉 이들은 남들과의 관계성립 자체를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론 원하면서도 두려워져 결과적으로남과의 관계성립이 안되는 것.
사회공포증은 대개 증상이 청소년기때 시작해 만성적인 경과를 밟아 점차 심해지는 특징 때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문제로 부각된다.
특히 활발한 사회적 접촉과 공중 앞에서 대화가 요구되는 직업을 택할 경우 거의 실패한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李時炯)박사는“사회가 개인의 적극성을 점점 요구하면서 환자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사회공포증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첫번째 유형은 남들앞에서 말하기 두려워 회피하는 사람들인데 혼자하는 공부에 전념해 유명한 학자가 되기도 하나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엔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슈타인 박사는“이런 사람들은 말하는 기술,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등을 반복 훈련하는,스스로를 돕는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대부분의 환자가 커다란 도움을 받으며 간혹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있다”고 설명한다.
두번째 유형은 수줍음이 병적으로 심한 전반적 사회공포로 동료.상사와의 대화 자체가 어려워 승진누락이 잦거나 직장을 전전하다 사회에서 고립되기 쉽다.우울한 기분 때문에 술이나 약물등에빠지기도 한다.이같은 유형의 환자 역시 적극적인 약물치료,특수한 인지(認知).행동치료등으로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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