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출근길 날벼락 맞은 50代 시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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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하철 5호선을 이용,방화역에서 을지로4가까지 출퇴근하는 조세현(曺世鉉.53.자영업.서울강서구방화2동)씨는 10일 오전7시40분쯤 출근길에 나섰다.평소 승용차로 시내까지 1시간이상 걸렸지만 지난해말 5호선 완전 개통으로 출근시간이 30분으로 단축돼 승용차는 아예 집에 두고 지하철로 출근해온지 10일째였다. 출발한지 10분이 지난 8시15분쯤 열차가 목동역을 막 출발,오목교역으로 향할때 갑자기 실내 형광등이 깜박이더니 터널안에서 열차가 멈춰섰다.잠시후“오목교역에 도착한 선행차가 지체되는 관계로 잠시 정차하겠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좌석은모두 차 있었고 칸마다 20여명이 서 있는 상태였다.
이후 아무런 안내방송 없이 40여분이 흐른 오전9시쯤“선행차정차관계로 정차된다”는 똑같은 안내방송이 나왔다.서있던 사람들은“무슨 일이냐”며 신문을 펴고 쭈그려 앉기 시작했다.
1시간30분간 분노속의 침묵이 흐른 9시50분쯤 갑자기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주변에서는“이제야 우리 안에서 풀려나는구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1백여를 움직이다 열차가 다시 멈춰섰다.창문밖은 여전히 깜깜한 터널 한가운데였고 켜졌던 형광등마저 나가버렸다.
“이제는 정전까지….”술렁거림이 시작됐다.어둠 속의 침묵 속에 10여분이 지나자 불이 들어오더니 방송이 시작됐다.5호선 전체가 원인모를 고장으로 움직이지 못해 모두 맨 앞칸으로 이동,비상 탈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여기저기서 욕지거 리가 나오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맨 앞칸 문이 열리더니 비상사다리가 내려지고 한사람씩 탈출했다.앞사람을 따라 칠흑같은 철길 위로 30여를 걷자 오목교역이 나타났다.
다시 비상사다리를 통해 오목교역에 도착한 때가 10시25분.
2시간10분이 흐른 뒤였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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