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율 변동폭 세계 두 번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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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우리나라 환율 변동이 51개국 중 두 번째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16일 ‘국내 금융시장, 대외 충격에 유독 취약한가’라는 보고서를 내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51개국 37개 통화 중 아이슬란드의 크로나화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초보다 38.9% 올랐다. 이 같은 변동률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보다 큰 것. 최문박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 환율 상승의 원인은 고유가였다. 유가 급등이 경상 적자로 이어지면서 환율에 상승 압력을 줬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최근의 환율 급등은 자본시장 여건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우리나라 증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으로 높지만, 외환시장은 규모와 거래량이 적어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로 환율 급등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다른 국가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지난해 이후 고점 대비 저점 하락률이 54.5%로 사실상 반토막 났지만 이는 51개국 중 33번째로 중간 수준이라는 것. 국고채 금리도 다른 국가에 비해선 변동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한편 환율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한국에 대한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월 말 현재 3.7%포인트. 비교 대상 43개국 중 아홉 번째로 높았다. 최 연구원은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그 나라에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불안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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