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영웅 술레이마놀루 은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세계신기록 작성만도 44차례-.
이같은 기록을 토대로 세계역도 사상 유일한 올림픽 3연패와 두차례에 걸친 세계선수권 3연패의 금자탑을 세운.작은 거인'.
22개의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22개의 유럽선수권 금메달도 따냈던.세기의 역사'.
지난 84년 유럽선수권에서 인간한계로 여겨졌던 자기체중의 3배이상의 무게를 들어올렸던 나임 술레이마놀루(30.터키)에게도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들어올릴 힘은 없었다.
.포켓 헤라클레스'로 불리며 세계역도계를 주름잡아온 술레이마놀루(151㎝.64㎏)는 3일“내 나이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생각한다”며“앞으로 더이상 예전과 같이 활발한 운동선수 생활은하지 않을 작정”이라며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역도는 내게 많은 것을 주었으며 큰 기쁨이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나의 목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었으나 그때까지왕성한 선수생활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졌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동안 쉬면서 운동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나서'역도지도자로 복귀한다는게 그의 계획이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 터키에 사상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던 그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선 세계역도사상 처음으로 올림픽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록도 그의 조국인 불가리아가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았더라면 이보다 일찍 이뤄졌을지도 모른다. 지난 67년1월 역도강국 불가리아에서 터키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82년 국제대회 데뷔초부터 기록행진을 거듭하며 사회주의 스포츠영웅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는 불가리아의 소수민족 차별정책에 반발,86년12월멜버른세계선수권 우승직후 터키로 망명했다.
터키는 그의 서울올림픽 참가를 위해 불가리아에.이적동의금'조로 1백만달러(약 8억4천만원)의 뒷돈을 건네줘야 했다.터키망명후 국제대회 출전길이 막혔던 87년과 잠정은퇴했던 90년을 제외하고 16세때인 8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시즌 자기체급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해왔다.
그는 90년에도 부상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국민성화에 못이겨 복귀,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한바 있어 터키인들이그의 이번 은퇴선언을 용납(?)해줄지는 의문이다.
터키망명 당시 외잘대통령의 양아들이 된 그는 경기직전에도 줄담배를 피우는 지독한 골초로도 유명하다.
〈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