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연쇄 放火산불 비상-두달새 16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얼굴없는 방화범을 잡아라.” 전남 순천에서 최근 방화 산불이 잇따라 초비상이 걸렸다.지난 92,93년 도시 전체를 발칵뒤집어 놓았던 산불의 악몽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처음 난 것은 지난 10월28일 오후11시50분쯤 금곡동 약수터부근 야산.30일도 0시50분쯤 저전동 야산에서 발생해 임야 1백여평을 태우고 1시간여만에 꺼지는등 두달동안 시내 곳곳의 산에서 무려 16건이나 일어났다.
모두 빨리 진화돼 전체 피해면적은 5천여평에 지나지 않으나 이들 산불의 화인이 방화로 추정되고 있어 당국과 시민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방화로 추정하는 첫번째 이유는 장소가 전부 숲으로 꽉 차 일반인은 드나들지 않는 산중턱들이라는 점.11월26일의 삼거동 야산 산불은 한꺼번에 다섯 곳에서 불붙는등 3건은 발화장소가 2곳 이상이었다.
또 전체 16건중 12건이 사람 눈에 잘 띄어 불안감을 크게조성하고 진화가 어려운 야간에 발생한 것.시와 경찰은 범인이 모기향등으로 일정시간이 지나 불붙게 장치한 뒤 현장을 빠져나간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92년 방화와 달리 이번엔 불붙인 양초등 흔적을 전혀남기지 않아 추적과 수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순천시는 산림청 소속 헬기를 아예 시청사에 대기시킨채 진화를 하고 직원들을 산에 잠복근무시키다 못해 방화범 신고에 1천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있다.
순천에서는 92년5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8건의 방화 산불이 나 봉화산(3백55)을 거의 태우는등 시민을 공포에 떨게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
순천시 성동현(成東鉉.40)산림보호계장은“그 방화범이 또다시활동하고 있는 것같으나 정신이상자나 사회에 불만을 품은 사람으로 추정될 뿐 단서가 전혀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순천=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