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만행 미국교과서에 첫 수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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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도쿄=노재현 특파원]옛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南京)대학살과731부대 생체실험.세균전 만행등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고교 교과서에 수록된다고 27일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는 옛일본군의 만행을 정리한 자료집을 내년도 관내 공립고교의 세계사과목 부교재로 사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교육위원회측은“일본군의만행 내용이 고교 교과과정에 포함된 것은 전 미국을 통틀어 처음”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부터 사용될 총1백12쪽의 이 교재는 전문서적과 신문기사등을 정리.발췌한 것으로 .나치스 못지않은 대학살의 죄상을 일본은 아직도 고백하지 않고 있다'는 관련 시민단체의 의견서 내용도 포함됐다.고교 2,3학년 세계사 담당교 사는 교재를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수업시 보조교재로 사용하도록 규정됐다.교육위원회는 그러나 교재 사용이 일본계 주민 학대나 일본 배척으로연결되지 않도록 내년 4월까지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교재내용을 좀더 다듬을 예정이다.교재가 채 택된 데는.중.일전쟁의 진실을 지키는 모임(APTSJW)'등 캘리포니아주내 중국계 미국인 시민단체들이 같은 중국계인 리랜드 이 교육위원을 끈질기게 설득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APTSJW의 이그나시아스딘 대표는“일본군에 피 해를 본 중국인 생존자와 유족들은 미국이민후 50년이 지나서야 필요한 경제력과 정치적 힘을 간신히 확보하게 됐다.이제부터는 전 미국의 교육위원회를 움직여 다음 세대에 진실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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