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활동 획일적-대한상의,94개 대기업.직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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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80년대 중반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펼치고 있는.기업문화 활동'은 그 내용이 기업별로 뚜렷한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다 직원들도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고 경영진은 기업문화 활동에서 회사이념 전파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지만 실제로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문은 노사안정(화합)인 것으로 분석됐다.이는 최근 동국대 이병철(李秉哲)교수(경영학)와 경희대 박원우(朴元雨)교수(경 영학)가 대한상공회의소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등 국내 94개 대기업과 이들 기업의 직원 2천2백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한국기업의 기업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나온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직원들은 기업문화 요인 가운데.실행정도'(3.14점,5점 만점에 3점이 중간점수임)와.이념화'(3.12)는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차별화'(2.78)나.선호도'(2.76)는 평균점수도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李교수는“현재 기업문화 활동이 각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기업문화 내용에 대한 선호도가 저조하다는 것은 앞으로 핵심가치관을 공유토록 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조사 내용을 간추린다.
◇성과 미약=직원들은 성과(2.81),만족도(2.68),애착심(2.74)등 기업문화 활동의 성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입사 연도에 따라 차이가 나 1년미만인 사람은 다소 높게 평가(2.88)한 반면 5~10년차인 사람은 낮게 평가(2.77)했다.20년차 이상인 사람은 높게 평가(2.95)하는이른바.U자형 패턴'을 보였다.
◇경영전략과 연계도 비교적 높아=기업문화 활동이 어느 정도 경영전략과 연계돼 추진되는지를 5점 기준(1은 전혀 무관,5는매우 밀접한 관련)으로 파악한 결과 평균치가 3.69로 나타났다 ◇경영진은 노사안정에 큰 관심=최고경영자는 회사이념 전파(3.89,1은 관심없음,5는 관심이 아주 높음)와 생산성 향상(3.63)에 관심이 높았다.그러나 기업문화를 실제로 추진할 때는 노사화합(3.42)에 초첨을 맞췄다.
◇활동기간은 길다=.3년 이상 장기간'이란 응답이 전체의 55.6%였으며.1년반이상 3년미만'이 23.3%를 기록했다.전체의 80%정도가 1년반 이상 기간에 걸쳐 추진돼 국내 기업의기업문화 활동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조 사됐다.
◇추진기간이 길수록 성과도 좋다=3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할경우 성과(3.44),만족도(3.20),이미지(3.50)가 모두 높았다.
◇위로부터 아래로 방식이 많다=전체 기업의 55.1%는 하향식으로,33.7%는 상향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담부서가 드물다=기획부서에서 맡는 경우가 48.9%로 가장 많았고 기업문화부서가 있는 곳은 27.7%였다.
〈박의준 기자〉 ▶기업문화=개인에게 개성이 있고 사회에는 문화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기업문화는 한 기업이 주어진 환경속에서 스스로의목적을 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한번 기업문화가 뿌리내리게 되면 기업 구성원의 의식과 행동,그리고 기업경영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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