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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본내년세계경제>5.영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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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영국 경제의 성적을 굳이 매기자면 B+ 정도다.성장과 실업해소에선 우수한 성과를 낸 반면 인플레 억제엔 실패한 까닭이다.경제성장률의 경우 프랑스.이탈리아등 많은 유럽 선진국들이 1%안팎에 머물렀으나 영국은 올해 유럽내 최고수준 인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실업률도 유럽연합(EU)15개회원국중 최저수준인 7.2%로 떨어졌다.독일.프랑스가 지난해에비해 0.8%,1.0%씩 증가한 반면영국은 0.9% 감소했다.
.유럽의 병자'라는 옛 별명이 무색 할 만큼 다른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영국 경제의 활력이 완연해진 것이다.물가상승률은 2.3%를 기록,선진7개국(G7) 평균치인 1.7%를 상당폭 웃돌았다. 이같은 영국 경제의 회복은 지난 79년부터 보수당정권에 의해 주도된 대대적인 경쟁력 제고정책,소위.대처리즘'의 효험으로 봐야 한다.영국항공(BA).브리티시 텔레콤(BT)등 그간 민영화한 국영기업들의 채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근로시간및 생산성 증가등 각종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대처리즘의 핵심격인.민영화'와.규제완화'조치는 아직도 계속중이다.올해는 정부문서간행청인 HMSO가 매각됐다.민영화는 이제공기업을 넘어 정부조직으로 이어지고 있다.대표적 국가독점 분야로 인식되던 철도.우편업무의 민영화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편 94년 규제완화특별법이 제정돼 각종 행정규제를 철폐했다.지난 9월에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제한 규정이 대폭 완화돼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기업 임의대로 정리해고가 가능해진 이 조치는 탄력적 기업운영을 보장,보다 경쟁 력 있는 경제구조를 짜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아울러 노후연금.국가의료보험(NHS)등 사회보장 분야에 대한 대폭적 예산삭감 조치도 이뤄져 재정적자 줄이기에 보탬이 됐다.
그럼에도 향후 경제전망과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을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특히 총선 이후 파운드화의 추이에 관심이 몰려 있다.
현 예상대로 약체인 보수당 대신 노동당정권이 들어설 경우 안정적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와 과거 집권때 극심한 파운드 약화를경험한 노동당정권의 노력으로 파운드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수출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보면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통한.경쟁'체제 도입의 성과로이러한 문제가 영국 경제의 앞날에 중대한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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