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들 이대론 망한다 英이코노미스트誌 파행운영에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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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런던=남정호 특파원]한국의 은행들은 잘못된 정부처방과 경제여건으로 파산해 버린 외국 금융기관의 전철을 밟고 있으며 이런파행적 운영이 계속될 경우 조만간 파산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진단 했다.
이 잡지가 지적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다.
첫째,은행들이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주가가곤두박질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와 관련해 이 잡지는 한국의 은행들은 보유주식의 가치를 매입 당시의 가격으로 평가하도록 돼 있어 최근 발표된 각 은행의 이익수 치는.인위적'이라고 지적하고 시장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한국의 은행들은 모두1조원의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둘째,최근의 불경기로 중소기업들의 도산이 급증해 부실채권 규모가 엄청나게 확대됐다는 것.지난 7월의 경우 모두 30억달러(2조5천여억원)정도가 상환이 어려운 부실채권으로 올초보다 무려 18%나 늘었다.게다가 이자가 6개월 이상 안 들어올 경우부실채권으로 분류토록 돼 있어 실제상황은 이보다 훨씬 열악할 것으로 진단했다.이와 함께 수개월전부터 도산기업이 급속히 증가해 연말까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게 확실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은행들이 주식시장의 시황을 조절하는 도구역할을 맡도록 강요당해 채산성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추정했다.즉 주가가지속적으로 떨어질 게 확실함에도 정부는 은행들로 하여금 주식을매입토록 요구하고,주식시장이 활황이면 주식을 매각토록 돼 있어합리적 주식투자의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은행들은 부실채권에 대한 준비금으로 전체액수의 15%만 별도예치하도록 돼 있어 파산위험이 존재한다고 이 잡지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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