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 미분양.자금難 겹쳐 잇단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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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올들어 우성건설(95년 도급순위 18위),건영(96년 21위),동신(96년 57위)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지자 주택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잔뜩 움츠리고 있는 세밑 건설업계에 연쇄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건설업체 부도는 해 당 업체에만한정되지 않고 수백~수천개에 이르는 하청업체의 연쇄파동은 물론수만명의 입주예정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그 파장이 크다.
지금도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가 적지 않고 경영난의 배경에는 해당업체의 경영부실도 무시할 수 없지만 구조적인측면이 강하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건설업체의 잇따른 도산은 미분양아파트 누적에다 택지.자금난등3중고 때문.올들어 22일 현재 부도난 일반건설업체수만도 1백89곳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부도업체수(1백45곳)를 넘어섰다.건설업체 도산의 주원인은 우선 미분양분 증가에 따른 자금난을꼽을수 있다.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물량만도 지난달말 현재 10만여가구.미분양으로 잠긴 돈은 줄잡아 6조여원에 이르고있다.여기에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물량의 10%만 분양되더라도 예정된 기간내에 아파트를 짓지 않으면 지체상금을 물게돼 있어 분양률이 저조한데도 사채등을 끌어 아파트를 지을 수 밖에 없는것이다.또 종전에는 3년에 한번꼴로 발급되던 건설업면허가 94년부터 매년 발급체제로 전환된 이후 건설업체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수주물량은 이에 따르지 못해 건설업체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일반건설업체수는 91년 9백12곳에서 94년말 2천6백58곳,95년말 2천9백58곳으로 4년여만에 3배이상 늘었다.
반면 업체당 평균수주액은 신도시특수경기를 누렸던 90년과 91년에는 2백80억원대로 올랐다가 93년 1백80억원,94년 1백25억원,95년 1백19억원으로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분양이 잘되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택 지가 고갈돼가고 있고 그마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마저 값이 너무 뛰어 일부 자금력이 있는 업체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할 수 밖에 없다.이와함께 건설업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된 탓에 제조업에 비해금융조달이 쉽지 않은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건설업은 산업특성상 담보.재무구조가 취약해 제2금융권이나 사채 의존도가 높을수 밖에 없다.반면 자금회수기간은 길어 금융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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