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예산캠퍼스’ 부근에 충남대 제2캠퍼스 추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충남대가 충남도청 이전 예정지인 홍성·예산 지역에 농업·생명분야 중심의 제2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공주대의 반발이 예상된다. 공주대가 옛 예산농업전문대학과 통합해 농업분야인 ‘공주대 예산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대 농업·생명 분야 캠퍼스가 설립되면 양 대학 간에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9일 충남대 도청이전신도시 태스크포스(T/F)팀에 따르면 충남도청의 이전 계획에 맞춰 홍성·예산 지역에 농생명, 수의학 등 지역사회의 특성과 밀접한 학문 중심의 '제2특성화 캠퍼스’를 설립키로 하고 학생정원 등 설립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농업생명대학으로부터 자체 특성화 방안을 제출받아 세부 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금년말까지 구체적인 추진안을 마련,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농학 분야의 경우 대전 도심권의 확장으로 현재의 캠퍼스에서는 각종 실험, 실습 용지 확보 등에 한계가 있는 데다 농업과의 연계성이 떨어져 캠퍼스 이전을 통한 특성화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또 수의학은 전국 최대 축산업 밀집 지역인 홍성·예산의 산업적 지역특성을 고려해 이전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전 대상 분야를 놓고 농생명 대학내 구성원간 이견이 적지않은 데다 ‘국립대학 설치령’ 등 관련 법령의 개정 등이 필요해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예산 지역에는 예산농업전문대학이 전신인 ‘공주대 예산캠퍼스’가 위치하고 있어 공주대의 적지않은 반발이 우려된다.

공주대 이철호 기획처장은 “농과대 중심의 충남대 캠퍼스가 도청이전 예정지에 설치되면 이미 농업대학으로 특화된 예산캠퍼스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충남대의 추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지난 수년간 행정중심복합도시내 대학 설립 문제를 비롯해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 지역국립대학간 통합추진 등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으며 최근 충남대의 사범대학 신설을 놓고도 양교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도청신도시 대학설립과 관련해서도 공주대는 대전지역 대학을 제외한 충남지역 대학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도청신도시 복합캠퍼스 조성 방안’을 충남도에 전달한 상태이다. 충남대 임윤수 기획처장은 “농생대를 비롯해 여러 단과대학으로부터 제2캠퍼스 특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고 있는 단계로 특성화 분야가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농업, 생명 분야가 이전하더라도 공주대 예산캠퍼스와는 겹치지 않는 분야로 특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