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수입 골프채 가격 비싼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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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65만원, 아이언 세트 110만원….

서울 강남의 한 유명 골프용품 대리점에서 가장 싼 골프채 가격이 이 정도다. 새로 나온 제품이나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사면 훨씬 비싸다. 왜 이렇게 비쌀까.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답을 내놓았다. 수입 업체가 가격 하한선을 정해놓고, 판매업자에게 더 싸게는 못 팔게끔 강요했기 때문이다. 약속을 어기면 한동안 제품을 대주지 않거나 아예 거래를 끊었다. 공정위는 이런 식으로 가격 통제를 한 5개 업체에 총 11억18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유명 업체가 모두 포함됐다. 한국캘러웨이골프, 테일러메이드코리아, 아쿠쉬네트코리아(타이틀리스트 취급), 덕화스포츠(미즈노), 오리엔트골프(야마하)다.

같은 모델의 골프채 중에선 아시아인 체형에 맞춰 제작된 것이 더 비쌌다. 미국인 체형에 맞춘 드라이버가 35만원이면 같은 모델의 아시아형 제품은 50만원인 식이다. 아시아형 제품이 수요가 많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김윤수 공정위 서비스업경쟁과장은 “미국형 제품은 수입업체가 많은데, 아시아형 제품은 브랜드별로 한 업체가 수입을 독점하다시피 해 가격 통제가 더 쉽다”며 “수입업체뿐 아니라 대리점 간 경쟁도 활발해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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