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전화료 떼먹는 메뚜기 가입자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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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이동통신 요금관리부 박병근(朴炳根.37)부장은 요즘 정말.썰렁한'기분이다.한 해를 마무리 하느라고 조금은 들뜨게 마련인 세밑인데도 그의 머리속은 복잡하기만하다.
올 9월 발족한 요금관리부의 첫 부장으로 발령받은 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연체요금'줄이기.하지만 한국이동통신이11월말 현재 이동전화와 무선호출 가입자로부터 받지 못한 요금은 무려 4백22억원으로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뿐 아니다.통신서비스업체들이 너나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성 연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연간 매출액의 최대14%에 이르는 연체액으로 인해 경영에 구멍이 뚫려있다.
데이콤 요금본부 직원들은 대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金모(36)씨 얘기만 나오면 혀를 내두른다.金씨는 002국제전화요금을 4백50만원이나 안내고 버티고 있다.매달 고지서와 함께 독촉장을 보내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다.
그렇다고 전화를 끊지도 못한다.한국통신의 회선을 임대해 쓰고있어 전화이용을 금지할 수 있는 곳은 한국통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민끝에 데이콤은 그를 한국신용정보사에 신용불량자로 통보했지만 아직까지 연체된 돈을 받지 못했다.각 업체가 얌체 가입자들로부터 받지 못한 돈은 11월말 현재 총 2천7백억원을 넘은 상태.조만간 3천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4만2천원이라는 보증금 성격의 전화설비비를 받는 한국통신은연체가 되면 설비비로 대신 처리하는데도 불구,가입자들로부터 못받은 돈이 1천8백39억원에 이르고 있다.
연체건수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수백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콤은 매달 연체 독촉장을 1백만건이나 보내고 있다.한국이동통신은 연체자수를 5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신세기통신과나래이동통신등은“요금고지서를 보낸 뒤 그달에 수납되는 비율이 70~7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독촉장을 그후 3차례나 더 보내도 결국 5%정도는 요금을 떼어 먹는다는 설명.
나우콤은 한 때 누적 연체액이 연간매출의 20%를 넘을 정도였다.올해는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그래도 총 매출에서 누적연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나 된다.
이처럼 연체가 늘어나는 이유는 연체자에 대한 제재수단이 마땅치않기 때문.한국신용정보에 연체자들을 등록,신용불량자로.낙인'찍는 방법이 있으나 그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대부분이 1만~5만원 이내의 소액연체자들이기 때문이다.
한국PC통신 조선영(趙善英.29)대리는“소액연체자들을 신용정보에 등록할 경우 이들의 반발이 예상돼 회사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데이콤만 국제.시외전화 연체 20만원이상,PC통신 천리안매직콜 연체 5만원이상인 가입자에 한해 신용정보에 등록할 뿐다른 업체들은 3개월정도의 유예기간을 준 뒤 서비스를 중지하는것으로 그치고 만다.
때문에 연체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중지되면 다른 업체에 새로 가입하는 메뚜기수법으로 통신서비스를 불편없이 이용하고 있다.
소액소송을 청구하는 방법 말했다.
현재 데이콤만 국제.시외전화 연체 20만원이상,PC통신 천리안매직콜 연체 5만원이상인 가입자에 한해 신용정보에 등록할 뿐다른 업체들은 3개월정도의 유예기간을 준 뒤 서비스 중지하는 것으로 그치고 만다.
때문에 연체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중지되면 다른 업체에 새로 가입하는 메뚜기수법으로 통신서비스를 불편없이 이용하고 있다.
소액소송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으나 고액연체자에게만 효과가 있을 뿐 소액연체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소송비용이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기 때문이다.통신서비스업체들은 내년부터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공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뉠 을 공동으로근절키로 하는등 잔뜩 벼르고 있다.연체자들의 한국신용정보 등록도 강력히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데이콤 요금본부 김기준(金奇濬.44)본부장은“작은 돈이라도 연체하면 개인신용도가 떨어져 금융기관과 신용거래를 할때 불이익을 받는 만큼 이용요금을 꼭 제때에 물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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