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네 사람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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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 03면

타블로
소설집 펴낸 힙합 그룹 ‘에픽하이’ 멤버

본명 Daniel Armand Lee, 한국 이름 이선웅.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멤버이자 방송인인 타블로(28)씨가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달 펴냄)을 냈다. 사업하는 부모를 따라 인도네시아·스위스·홍콩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문예창작과 영문학을 공부하며 연극연출·문학잡지·단편영화 등의 활동을 한 독특한 이력, 그리고 젊은 날의 예민한 감수성이 10편의 소설에 담겼다. 주로 다양한 인물과의 대화나 특별한 인터뷰를 통해 그린 한 도시(뉴욕)의 이야기들이다. 10대의 끄트러미와 20대의 시작 지점에 영어로 썼던 글들을 20대를 보내며 직접 번역했다. 그는 현재 MBC FM4U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의 DJ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장금도
아들 앞서 보내고 민살풀이 춤추는 춤꾼

춤판을 떠났던 당대 최고의 예기(藝妓)가 80이 되어 아들을 앞서 보내고 다시 무대에 선다. 11월 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해어화 장금도’(기획 진옥섭)는 장금도 선생이 아들의 넋을 기리는 춤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11세에 소화 권번(기생 양성소)에 입적했다. 정신대에 끌려가는 걸 피하기 위해 후처로 시집갔지만 정을 붙이지 못하고 돌아와 부른 배로 춤을 추었다. 명창 임방울과 함께 잔치에 나설 정도로 이름을 떨쳤지만 ‘기생 아들’ 소리 듣기 싫다는 자식 투정에 춤을 접었다. 2005년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아들은 꽃다발을 들고 무대에 올라와 어머니와 화해했다. 그 아들이 올봄 먼저 세상을 떴다. 문의 02-3216-1185

홍승혜
이중섭미술상 수상 기념전 여는 화가

10년 이상 ‘유기적 기하학’이라는 화두에 매달려 온 서울산업대 홍승혜(49) 교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제19회 이중섭미술상을 받은 수상 기념전으로 11월 1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컴퓨터를 사용해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On & Off’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격자라는 작업 환경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과정을 오브제와 설치를 통해 보여준다.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작품이 돼 그림과 현실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든다. 한 가지 화두를 붙들고 오래 궁구한 끝에 홀연히 홀가분해진 사람 특유의 여유와 위트가 미술관 곳곳에 흐른다. 전시회 개막식과 함께 올해 이중섭미술상(20회) 수상자 정경연 작가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문의 02-724-6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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