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곽서 펑펑 … 국보센터 서장훈 ‘승진아, 봤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KCC 서장훈이 7일 SK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서장훈은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올리며 KCC의 24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전주=뉴시스]

KCC 서장훈(34·2m7㎝)은 10년 전부터 별명이 ‘국보센터’다. 김유택-한기범과도 급이 다른 정통 2m대 센터였고 연세대 시절부터 리그를 평정했다. 대표팀에 그가 없으면 국제대회에서 골밑 경쟁이 되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농구계의 보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서장훈도 나이가 들면서 운동 능력과 스피드가 떨어졌다.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밀리며 점점 그의 자리는 골대와 멀어졌다. 포지션도 센터가 아닌 파워포워드화됐다. 힘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뛰어난 외곽 슛 능력을 보유했기에 변신이 가능했다.

그러던 서장훈이 이번 시즌 센터로 돌아왔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하면서 리바운드와 궂은일까지 했다. 몸도 최상으로 만들었다. 뭔가 보여 주고 싶었지만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 루키 하승진과 출전 시간을 반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고 마침내 환하게 빛났다.

KCC는 7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 프로농구에서 SK를 91-67로 눌렀다. 시즌 첫 경기에서 오리온스에 패한 뒤 내리 3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서장훈은 약 24분간 팀 최다 득점인 18점에 6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CC의 3연승에는 고비가 있었다. 3연패에 몰린 SK가 예상 외의 경기력을 보였다. 초반 골밑에서 SK 디앤젤로 콜린스에게 밀렸다. 이때 서장훈이 미들 슛과 깔끔한 3점 슛을 터트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골밑에서는 몸으로 공격을 막고 리바운드도 4개나 뽑아냈다. KCC는 1쿼터 16-15로 간신히 리드를 잡았다. 위기를 넘긴 2쿼터 들어 KCC가 맹공을 퍼부었다. 서장훈은 SK가 35-28로 추격하자 연속 골을 터트리며 점수를 보탰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 KCC는 41-29로 달아났다. 이후 SK는 단 한번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서장훈은 승부처였던 전반전 팀 내 외국인 선수들보다 많은 13점과 5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날 서장훈은 10년 전 국보의 모습 그대로였다.

한편 부산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동부가 KTF에 88-8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KTF와 SK는 승리 없이 4연패에 빠졌다.

채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