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과학>해수온도 측정 저주파발생기 생태계 악영향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수년전 바닷물 온도변화와 지구 온난화 측정을 위해 저주파 발생기를 태평양 곳곳에 설치하자는 제안이 있었다(본지 94년 4월26일자 보도).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수중에 저주파음이 퍼져나갈 경우 고래.물개등의 서식에 지장을 줄 뿐더 러 일부 수중생물의 경우 번식등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했다. 최근 1년여의 예비실험결과 지금까지는 저주파 발생기가 수중생태계,특히 수중 포유류에 어떤 나쁜 영향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댄 코스타박사팀은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캘리포니아 연안의 돌고래.물개.고래 서식지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의 숫자는 예비실험 1년동안 전혀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14마리의 바다코끼리에 실험장치를 부착해 유영(游泳)패턴을 조사하기도 했다.그 결과 잠수의 깊이,수영 속도,물 표면에서 지내는 시간등에 어떤 변화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아직 큰 의문점 하나를 풀지 못했다.즉 저주파 발생기로부터 나온 신호가 바다 포유류의 대화를 방해하느냐 하는 문제다.
돌고래.물개와 같은 바다 포유류들은 먹이감 혹은 천적이 자신의 주변에 존재할 경우 신호음을 내 이를 동료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아직은 막연히 이들 포유류가 상당한고주파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주파음의 방해를 받 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정도다.
이번 조사는 내년 한해 더 계속된 후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만일 이때까지도 별다른 악영향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우선 캘리포니아 연안과 하와이에 대형 저주파 발생기가 설치돼 본격적인 수온측정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저주파를 이용한 수온측정은 음파전달 속도가 수온과 비례한다는간단한 원리에 착안한 것이다.
상당수 기상학자들은 최근의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분포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엘니뇨현상등이 빈발하고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번 저주파기를 이용한 수온측정 실험은 이런 주장을 검증할 수 있 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